해외트레킹

가이앙 암장 주변 풍경

빌레이 2016. 7. 27. 11:43

내가 묵고 있는 호텔은 가이앙 암장과 호수 바로 옆에 있다. 샤모니 시내 중앙에서는 걸어서 30분 정도 걸린다. 교통이 불편한 탓인지 시내에 위치한 호텔에 비해 숙박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관광보다는 트레킹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일부러 택한 별 두개 등급의 소박한 호텔이다. 침대에서 창문을 통해 몽블랑 정상의 일출을 정면으로 감상할 수 있는 전망 좋은 곳이다. 아침 산책을 하기에도 더없이 괜찮은 위치이다. 특히나 가이앙 호수와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암장은 볼 때마다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이른 아침부터 많은 클라이머들이 암벽을 즐긴다. 어린이들을 위한 루트부터 고급자 코스까지 난이도도 다양하다.


가이앙 암장이 다른 곳에 비해 특별히 좋은 것은 주변 환경이다. 암장 앞에는 드넓은 잔디밭이 펼쳐져 있다. 긴 루트는 3 피치까지 등반할 수 있는 암벽의 높이 뿐만 아니라 병풍처럼 옆으로 넓게 펼쳐진 모양새가 마음에 든다. 어딜 가나 좁고 낮은 암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매달려야 하는 한국의 암벽에 비하면 가히 천국이라 할 수 있다. 등반을 하다가 잠시 뒤를 돌아보면 몽블랑 산군의 하얀 설산들이 가슴을 시원하게 해준다. 산에서 내려오는 맑은 물이 가득 담긴 연못과 제법 큰 호수에 비친 설산의 풍경도 그림 같다. 초보자 코스의 암벽과 숲속의 나무들을 연결한 놀이터는 어린이들의 모험심을 길러주기에 안성맞춤이다. 폐허가 된 옛 건물의 잔해까지도 멋진 그림이 되는 주변 풍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