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트레킹

아내와 함께 온 알프스

빌레이 2016. 7. 24. 05:50

올 여름 휴가를 즐기기 위해 프랑스의 샤모니에 왔다. 이번이 네 번째 방문이다. 아내와 함께 동행할 수 있어서 더욱 뜻깊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언제나 새롭고 가슴 설레는 모습을 안겨주는 알프스에 와 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겐 크나큰 기쁨이다. 아내는 보통 수준 이하의 트레커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천천히 걷는 트레킹에 내가 보조를 맞추어야 한다. 이럴 땐 사진을 찍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아름다운 풍광으로 가득찬 알프스의 요모조모를 카메라에 담다보면 아내의 느림보 산행이 오히려 나에겐 고마운 일이 된다. 비록 한참 낮은 수준의 사진 실력이지만 내 마음에 흡족한 컷을 몇 장 건질 수 있는 것도 천천히 걷는 아내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 생각된다.

 

러스킨 바위에서 시작한 샤모니에서의 꿈같은 트레킹 일정이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요새는 트레킹 가이드 일 때문에 이곳 샤모니에서 무척 바쁜 나날을 보내고 계시는 허선생님과 만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으니 더욱 감사한 일이다. 유명 등반가인 채미선씨도 동행한 오늘 아침의 산책도 뜻깊었다. 네 사람이 쁘띠발콩슈드 코스를 함께 걸으면서 등반에 대한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었던 유쾌한 시간이었다. 샤모니 토요시장에서의 점심시간은 심신이 모두 즐거운 시간이었다. 다흐폭포에서 하산하던 중에 우산을 뚫을 듯이 세차게 퍼붓던 소나기를 길가의 목재 저장소에서 운좋게 피할 수 있었던 순간도 추억 속에 길이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