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밀도가 높은 서울의 산은 주말과 평일의 모습이 확연히 다르다. 등산객들이 넘쳐나는 주말을 피해 북한산과 도봉산에 오를 수 있는 건 행운이다. 모처럼 금요일 오후 시간에 도봉산에서 그 행운을 누릴 수 있었다. 시간을 맞출 수 있었던 동료 교수님과 우이동에서 점심을 먹고 우이암 앞의 매바위에서 놀았다. 산 아래는 한여름을 방불케 할 만큼 더웠으나 능선에 올라선 후부터는 시원한 산바람이 불어 주었다. 바위에서의 등반이 처음인 김교수님을 위해 매바위에서의 하강연습과 슬랩 오르기를 준비했다. 자일과 등반 장비를 갖추고 아무도 없는 매바위에서 두 사람이 안전하게 등반 연습을 할 수 있었던 시간이 행복했다. 한두 차례의 연습 이후로 릿지화의 마찰력을 이용한 슬랩 타기와 자일 하강을 즐기는 듯한 김교수님의 모습에서 젊음의 패기와 생동감이 느껴졌다. 매바위 정상에 올라 바라보는 우이암과 도봉 주릉의 바위 군상들도 그 어느 때보다 선명하게 보였다. 하산길에 문사동 계곡에서 탁족하는 시간도 좋았다. 평일의 한적함이 주는 여유로움이 머문 그 자리에서 발 담그고 있으니 풍류 즐기던 조선의 한량들이 부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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