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초능선을 리지로 오르면서 숨은벽 능선을 굽어 보았었다.
염초능선도 매우 힘든 코스였지만 숨은벽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생각을 했었다.
상장능선에서 올려다 보았을 때에도 숨은벽은 어려울 것 같았다.
이러한 나의 예상은 역시나 빗나가지 않았다.
오늘 산행은 따오기형, 파사형, 참새형 삼총사와 따오기형의 사촌형님,
들꽃편지님, 혜원님, 그리고 캐빈과 가우스 이렇게 8명이 참가했다.
다소님은 뒷풀이에 참석해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오랜만에 참가한 참새형의 입담에 산행 내내 웃음이 가시지 않았다.
우회한 팀과 갈라지는 곳에서부터 곧바로 난코스였다.
파사형이 선등, 내가 중간, 캐빈이 뒤를 받쳤다.
처음 오르는 직각에 가까운 슬랩은 공포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리지화도 약간씩 미끌리는 듯한 기울기에다 좌우는 낭떨어지...
중간에 쉬고 싶었으나 빨리 오르는 게 마음 편할 것 같아서 앞만 보고 올랐다.
즐기면서 오라는 파사형의 말은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첫번째 슬랩을 오른 후에는 왼쪽의 설교벽 계곡과 오른편의 바람골을
내려다 보며 단풍을 만끽할만한 여유를 부릴 수 있었다.
고래등이라 불리는 마지막 난코스는 꼭 하늘과 맞닿아 있는 것 같았다.
선등하던 파사형이 중간을 지나서 약간씩 미끌리는 것 같았다.
이번에는 캐빈과 둘이서 보조를 맞춰 앞뒤에서 같이 올랐다.
파사형이 애매하게 오르던 그 지점에서 약간 미끌린다.
슬랩이라 잡을 데도 마땅치 않다. 그래도 기를 쓰고 오른다.
갑자기 혼자라는 두려움도 생긴다. 다행히 조금 오르니 미끌리지 않는다.
휴... 살았다. 이제는 어려운 곳이 없다는 파사형 말에 안도의 한숨을 쉰다.
악어능선을 타고 인수봉에 오르는 이들은 이보다 더할 것이란 생각이 스친다.
숨은벽능선 정상에 다다르니 참새형이 영신이형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무척 반갑다. 서로 손 흔들며, 줌으로 당겨서 사진 찍어주는 우애를 과시한다.
들꽃편지님과 혜원님도 호랑이굴을 통과했다는 것이 가상하다.
리지팀도 호랑이굴을 통과해서 본진과 해후한다.
기다리던 회원들과 어느 때보다 진한 악수를 나눈다.
서로가 자랑스러워하는 그 마음이 고맙게 전해온다.
북한산에서 가장 절경이라는 숨은벽능선을 무사히 완등한 것에 대해서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깊은 동료애로 서로를 걱정해주었던 다도 식구들이
있어서 마음 든든하다. 다도연가 산악회 소속이기 때문에 가능한 숨은벽 완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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