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바람이 시원하다. 어제 내린 비 때문인지 모든 산하가 말끔하다. 비로소 가을이 오는 걸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주일 오후의 불암산에서 초가을의 신선함을 맛보기로 한다. 다시 시작된 학기초의 분주함 때문에 몸이 좀 피곤한 한 주를 보냈다. 새롭게 짜여진 강의 시간표와 세미나 및 회의 일정에 맞추어 적응해 나가기 위해서 당분간은 고생스러울 것이다. 건강한 몸을 유지하기 위해서 내게는 산행 만큼 좋은 것이 없다. 상계역에서 출발하여 오랜만에 영신슬랩을 기어 오른다. 헬기장으로 향하는 된비알을 올라선 후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그 어느 때보다 시원스럽다. 북한산에서 도봉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선명하다. 남산과 관악산 방향의 빌딩숲도 손에 잡힐듯 가깝다.
태릉 방향의 능선길로 내려가다가 천보사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불암사까지 내려선 후 다시 정상을 향해서 오른다. 남양주시에 속하는 바윗길을 올라서서 동쪽을 바라보는 테라스에서 한참을 쉬어간다. 주금산에서 천마산을 거쳐 예봉산까지 뻗어있는 천마지맥의 마루금이 선명하다. 팔당호에서 내려오는 한강물이 가깝고 저 멀리 용문산과 백운봉을 잇는 하늘금까지 잘 보인다. 왼쪽 너머로는 운악산과 명지산의 모습도 눈에 들어온다. 근래에 들어서 가장 좋은 시야를 맛본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 태극기가 펄럭이는 정상을 거쳐서 덕릉고개로 이어지는 능선길을 따르다가 당고개역 방향으로 하산한다. 불암산 둘레길의 팔각정 부근에 만발한 코스모스 군락이 가을이 왔음을 축하해주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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