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트레킹

성북천-청계천-광장시장-동대문-낙산공원-삼선교 (2015년 5월 5일)

빌레이 2015. 5. 5. 20:01

어린이날이지만 집안에 애들이 없으니 조용하다. 몸은 피곤하여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책 보며 쉬고 싶었으나 그러기엔 바깥 날씨가 너무 화창하다. 창문을 통해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이 밖으로 나오라고 손짓하는 듯하다. 그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아내와 둘이서 시내 산책을 나가기로 한다. 돈암동에서 버스를 하차하여 성북천을 따라 걷는다. 청계천이 생태 하천으로 복원된 이후로 서울의 지천들이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온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모른다. 예전에는 하수가 흘러 지저분하던 성북천에서 민물고기들이 떼지어 몰려다니는 모습을 바라보는 즐거움이 크다. 자연스레 물고기를 먹이 삼는 새들도 많이 보인다. 새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이는 아내는 가끔 발걸음을 멈추고 그들을 관찰한다. 도심 한가운데서 해오라기의 멋들어진 자태를 볼 수 있으니 이 얼마나 환상적인 일인가?

 

성북천은 청계천으로 흘러든다. 인공적이긴 하지만 더 많은 물이 흘러내리는 청계천은 한층 더 활기찬 모습이다. 잉어, 붕어, 버들치, 피라미, 갈겨니, 모래무지 등의 다양한 민물고기들을 관찰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청계천 상류로 갈수록 나들이 나온 시민들도 많아진다. 인파로 붐비는 광장시장에서 점심으로 육회비빔밥을 먹고 동대문부터 이어진 서울 성곽길을 따라 낙산공원으로 향한다. 낙산 정상에서의 조망 또한 그 어느 때보다 쾌청하다. 남산, 안산, 인왕산, 북한산, 도봉산으로 이어지는 서울의 산줄기들이 선명하다. 서울 시내에도 산책하고 걷기 좋은 코스가 많아지는 것은 참 다행스런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