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의 마지막 달을 보내고 있다. 이번엔 유난히 추운 12월이라는 느낌이다. 나이도 들어가고 몸도 여기저기 아프니 더욱 추위를 많이 느끼는 듯하다. 마음만은 따뜻하게 간직하고자 애쓰고 있다. 함박눈이 내리는 날이면 연구실의 커텐을 모두 올리고 창문을 통해 눈 내리는 풍경을 한껏 즐겨본다. 눈 쌓인 북한산을 보면서 출근하는 아침은 신선하다. 대학원 학생들과 다녀온 강원도의 학회에서는 오랜만에 둘러본 강릉 앞바다가 좋았다. 따뜻한 커피숍 안에서 학생들과 둘러앉아 나누는 대화가 정겨웠다. 한겨울의 추운 경포대 해수욕장에서 밀려오는 높은 파도 속에서 써핑을 즐기는 외국인들의 모습이 이색적이었다.
학기말의 쌓인 일들을 얼추 처리하고 광화문의 서점에서 책들을 구경한다. 필요한 책 두 권을 사들고 대형 서점 안의 북적이는 인파가 버거워 밖으로 나온다. 자연스레 청계천으로 발길을 옮기게 된다. 도시의 소음이 머물지 않아서 상대적으로 조용한 청계천변을 하염없이 걷는다. 저녁 송년회 약속 장소로 가기 위해 성북천으로 접어든다. 대학 시절 자취하고 하숙하던 주변을 지나서 돈암동까지 걸어와 지하철에 오른다. 걷고 나니 몸이 좋지 않아서 답답하던 가슴 속에 숨통이 트여서 시원해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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