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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둘레길 10코스(우면산) - 2024년 12월 17일(화)

양재 시민의 숲에서 우면산으로 이어지는 서울둘레길 10코스를 걸어보기로 한다. 지난 주 목요일에 9코스를 끝냈으니 4일 만에 다시 찾은 '매헌시민의숲'이다. 급할 것 없으니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을 둘러보려 하는데 공사로 인해 임시 휴관 중이다. 양재천을 건너 우면산 능선길로 진입한다. 우면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 중간에 둘레길은 예술의 전당 방향으로 꺽여서 내려가는 경로이다. 최근에 완공된 우면산 자락길과 만나서 나란히 진행한다. 국립국악원 이후로 2단계 자락길 공사가 한창인 구간에서는 길을 찾는 데 잠시 애를 먹기도 한다. 사당역까지 그리 힘들지 않은 길이 편하게 이어진다. 영하 3도에서 영상 3도를 오가는 쌀쌀한 기온 속에서도 산길을 걷는 사람들이 제법 많이 눈에 띈다. 딱히 할 일이 정해져 있지 ..

국내트레킹 2024.12.17

양주 불곡산 - 2024년 12월 14일(토)

아침에 식탁 의자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허리가 삐끗한 것처럼 기분 나쁜 통증이 시작된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연례행사처럼 찾아오는 요통이기에 사소한 몸동작까지도 조심하면서 천천히 산행 준비를 한다. 영하 4도에서 영상 3도 사이를 오가는 오늘 기온이 쌀쌀할 듯하여 핫팩까지 챙긴다. 양주시청에서 불곡산 등산로에 접어들 때만 하더라도 반신반의 했던 허리 상태가 체온 상승과 함께 조금은 나아지는 느낌이다. 예상보다 많은 산객들로 혼잡한 상봉까지의 등산로를 재빠르게 통과한다. 상투봉을 거쳐 낙석 흔적이 또렷한 암릉길을 타고 올라 임꺽정봉에 오른다. 확트인 조망을 감상한 후 악어능선을 따르는 하산길을 잡는다. 코끼리바위 부근의 양지바른 쉼터에서 점심을 먹고 기암괴석들을 구경하면서 천천히 산을 내려온다. 둘레길에 ..

국내트레킹 2024.12.15

서울둘레길 9코스(대모산·구룡산) - 2024년 12월 12일(목)

수서역 6번 출구를 나오자마자 우측으로 대모산 입구인 서울둘레길 9코스 초입이 보인다. 새롭게 재단장할 모양인지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다. 바로 옆의 임시 등산로 초입에서 스탬프를 찍고 능선길로 들어선다. 따스한 햇살이 간간히 비춰 주지만 대모산 정상으로 향하는 능선길에서 벗어나 산허리길로 접어드니 응달이 많아진다. 불국사를 지나 양지바른 식탁과 벤치에서 점심을 먹을 수 있었던 게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구룡산 구간도 서울둘레길은 정상을 거치지 않는 산허리길이다. 능인선원의 거대한 금불상과 연화상이 나목들 사이로 반짝이는 풍경이 이채롭다. 산길을 벗어나 '양재시민의 숲'으로 이어지는 보도는 공사중인 구간이 많아서 둘레길 이정표를 찾는 데 애를 먹는다. 양재천으로 흘러드는 여의천을 따라 윤봉길의사 기념관..

국내트레킹 2024.12.12

수락산 - 2024년 12월 7일(토)

뜬금없는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가 하룻밤 새 일어나고, 그 후폭풍으로 대통령 탄핵 정국의 소용돌이가 휘몰아치고 있는 한주간이다. 우리의 소중하고 행복한 일상이 하루 아침에 사라질 수도 있음을 역설적으로 깨달을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정치인들의 국익과 공익을 빙자한 사익 추구가 난무한 어지러운 세상 속이다. 현명한 대통령일지라도 헤쳐나가기 쉽지 않은 국제 정세인데, 어리석은 지도자의 순간적 오판으로 인한 우리 국민들의 정신적, 물질적 피해가 사뭇 크다. 애국자로 자처하는 사람들은 넘쳐나는데, 진정한 애국자는 찾아보기 힘든 요즘이다. 무겁고 답답한 마음을 달래보기 위해 수락산을 찾는다. 남양주시 청학리에서 오르는 등로는 상대적으로 호젓한 산길이다. 쌀쌀한 겨울바람이 간간히 불어오지만 아낌 없이 쏟아지는 밝..

국내트레킹 2024.12.08

북한산 눈산행 - 2024년 11월 30일(토)

매스컴에서는 이번 첫눈이 근대적인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로 117년 만에 내린 11월 최대 폭설이라고 했다. 지난 수요일 하룻 동안에만 내가 사는 서울 강북구엔 20cm가 넘는 적설량을 보였었다. 이른 아침 출근하면서 올려다 본 북한산은 온통 하얀 설산으로 변해 있었다. 그 후로도 눈은 계속 이어져 누적 적설량이 40cm를 훌쩍 넘겼다. 그야말로 화끈하게 내린 첫눈이었다. 오늘은 저녁 때 장인어른 제사가 있는 날이어서 오후 3시 전에는 집에 돌아와야 하는 일정이다. 모처럼 맞이한 주말의 눈산행을 포기할 수 없어서 아침 일찍 북한산으로 향했다. 빨래골을 통해 산에 들어선 후 삼성암 위의 전망바위에서 아침햇살에 빛나는 하얀 설경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었다. 응달진 협곡인 범골은 한주간 동안 내린 눈이 그대로..

국내트레킹 2024.12.01

서울둘레길 7코스(일자산) ~ 8코스(장지천·탄천)

이번 겨울의 첫눈은 강렬했다. 11월 마지막 주초부터 서울에 내린 눈은 첫눈의 설레임보다 눈으로 인한 일상의 불편과 피해를 먼저 걱정해야 할 정도의 폭설이었다. 누적 강설량이 40cm가 넘는, 기상관측이 시작된 117년 이래 최고로 많이 내린 첫눈이라고 했다. 주말로 접어드는 금요일인 오늘까지도 주변은 온통 하얀 빛깔이었다. 설산으로 변한 북한산으로 눈산행을 가고 싶었으나, 통제된 등산로가 많아서 아직은 위험해 보였다. 둘레길은 괜찮을 듯하여 아내와 함께 서울둘레길 트레킹을 이어 나가기로 했다. 고덕역에서 걷기를 시작하여 서울둘레길 7코스인 일자산 등산로에 접어들었다. 산길 중간에서 아이젠을 착용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잔설이 얼어붙은 등산로는 미끄러웠다. 단풍은 아직까지 화려한데 그 위로 하얀 눈이 쌓..

국내트레킹 2024.11.29

조령산 새터암장 - 2024년 11월 23일(토)

학기말로 접어드는 11월 하순은 내게 있어 1년 중 여러모로 가장 분주한 시기이다. 일주일에 두어 차례 나가던 실내 암장에서의 운동도 최근에 중단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주말 등반은 가급적이면 거르지 않기로 다짐한다. 가벼울 수 없는 몸상태를 감안하여 가벼운 마음으로 여행 삼아 떠날 수 있는 등반지를 물색해 본다. 그동안 마음 한 켠에 품고 있던 조령산의 새터암장이 떠오른다. 여름철 등반지로 인기 높은 곳이지만, 상대적으로 한가한 늦가을날에 찾아가 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하루의 최저 기온이 영상에 머물고 바위에 햇살이 비춰 준다면 요즘처럼 쌀쌀한 날에도 충분히 암벽등반을 즐길 수가 있다. 오늘의 맑은 날씨와 남향의 새터암장은 이러한 등반 조건에 제대로 부합하는 듯 보였다. 아침 ..

암빙벽등반 2024.11.24

도봉산 단풍 - 2024년 11월 17일(일)

어제 오후부터 내린 비로 하루 사이에 10도 정도가 뚝 떨어진 쌀쌀한 늦가을 날씨로 돌변했다. 우이능선의 테라스에 올라설 때만 하더라도 비 온 후의 신선한 공기에 만족하면서도 찬바람에 대비하여 보온에 신경써야 한다는 생각만 가득했다. 그런데 도봉계곡으로 하산하면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단풍의 향연을 즐길 수가 있었다. 도봉산에도 이렇게나 고운 단풍이 가득했었나 예전엔 미처 몰랐었다. 은행나무 이파리는 절정의 노랑 빛깔을 자랑하고 있었다. 울긋불긋 형형색색의 단풍잎들이 계곡 양안을 따라 길게 이어졌다.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은 것처럼 기분 좋은 산행이었다.

국내트레킹 2024.11.17

파주 웅담리 암장 - 2024년 11월 16일(토)

주초부터 시작된 감기가 잘 낫지 않는다. 처음엔 콧물이 주르르 흐르더니 이제는 목이 컬컬하고 가끔 기침이 나온다. 병원에서 감기약을 처방 받아 복용 중인데도 별다른 차도가 없다. 이럴 땐 감기는 병원에 가면 7일, 병원에 안 가면 일주일 걸린다는 세간의 우스갯소리를 믿고 감기를 무시해버리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인 듯하다. 그래서 감기 생각은 제쳐두고 망설이던 주말 등반을 거르지 않기로 한다. 가까운 파주의 웅담리 암장에서 어렵지 않은 루트들만 오르내렸더니 오히려 몸이 풀리는 것 같다. 오후 3시부터 내린다던 비가 한 시간 정도 일찍 오는 바람에 충분한 운동은 되지 못했지만, 기분 전환은 제대로 한 셈이다. 암장 주변은 온통 낙엽 투성이여서 산길이 미끄러울 지경이었다. 한편, 올해의 단풍은 아파트 단지 내에..

암빙벽등반 2024.11.16

서울둘레길 6코스(고덕산 코스) - 2024년 11월 14일(목)

광나루역 2번 출구로 나와서 서울둘레길 6코스에 접어든다. 우산을 써야 할 정도로 비가 내리지만 걷는 데 큰 지장은 없을 듯하다. 광진교 초입에서 스탬프를 찍고 다리를 건너간다. 도보길로 재탄생한 광진교를 건너는 발걸음이 상쾌하다. 올해부터 유난히 가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는 아내는 울긋불긋한 가을 색채가 무척이나 아름답게 다가온다고 한다. 한강 고수부지의 미루나무 가로수길은 맨발걷기를 위한 흙길로 잘 조성되어 있다. 우리집 가까이 있다면 매일 걷고 싶은 길이라서 부러운 마음 한가득이다. 암사동 선사유적지 부근의 은행나무 가로수길은 화려한 노랑빛깔의 향연 중이다. 고덕산 정상에서 이어지는 오솔길은 정겹게 이야기 나누며 산책하기 좋은 길이다. 몸상태만 괜찮았다면 7코스까지 걸어볼 생각이었으나, 감기 들린 몸..

국내트레킹 2024.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