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두 장의 사진

빌레이 2014. 12. 7. 14:11

사진이 좋은 점 중의 하나는 시간의 흐름을 시각적으로 반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옛 사진 한 장은 많은 것을 생각나게 한다. 지금은 사라져버린 집들과 훌쩍 자라버린 아이들의 어릴적 모습을 발견하는 재미는 오래된 사진들을 보면서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감흥이다. 이틀 전 벨기에의 프리닐 교수와 두물머리 인근을 돌아본 후 그가 처음 한국을 방문했을 때가 생각난다. 다행히 하드디스크를 뒤적여보니 그 때의 사진들이 남아 있다. 한일월드컵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2002년 8월 어느 여름날에 우리는 제주도를 여행했었다. 그 때와 이틀 전에 둘이서 함께 찍은 기념 사진 두 장을 비교해 보는 감회가 남다르다. 여름과 겨울이라는 계절의 차이뿐만 아니라 12년이란 세월을 건너온 두 사람의 달라진 모습이 더해져서 두 장의 사진은 여러 모로 대비된다. 두 사람 모두 나이 든 흔적이 얼굴에 남아 있다. 그 세월 동안 많은 것이 변했지만 우리의 인연이 끊어지지 않고 이어질 수 있었음에 감사하는 마음이다.

 

▲ 2002년 8월 29일, 제주도의 삼굼부리에서 찍은 사진.

 

▲ 2014년 12월 5일, 팔당호반에서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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