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기념품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경우가 많다.
독일의 로텐부르그나 벨지움의 브루게 같은 중세 도시는 유독 아름다운 기념품 가게들이 즐비하다.
내게는 유럽에서 고향 같은 의미를 지닌 벨지움의 루벤도 중세의 흔적이 잘 보존된 대학 도시이다.
루벤대학은 벨지움 최고 명문이고, 600 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한다.
지난 해, 루벤대학에서 연구교수 생활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대학 기념품을 몇 개 사왔다.
그리 비싸지 않지만, 기품 있으면서도 실용적인 공예품인 필통, 가위꽂이, 클립보관조각상이 그 것이다.
필통은 펠리칸의 늘어진 부리를 과장한 조각품으로 자연스러움이 돋보이는 걸작이다.
가위꽂이는 달팽이의 모양을 형상화한 조각으로 가위가 꽂아진 상태로 판매된다.
가위 손잡이 부분의 두 구멍이 달팽이의 안경과 같이 보이게 한 재치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조각상의 머리 부분에 자석을 설치하여 클립을 보관할 수 있도록 한 클립보관조각상에서도
번득이는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다. 보관된 클립은 자연스레 머리카락이 된다.
책상에서 작업하다 가끔 가위나 클립이 잘 보이지 않아 답답한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 가위꽂이와 클립보관상이 책상에 놓인 후로는 그런 답답함이 없어지니 좋다.
기념품들은 모두 플라스틱 재질이지만 도자기 같은 고급스런 질감이 느껴진다.
대학 기념품으로 문방구는 참 잘 어울리는 품목이다.
실용적이면서도 아름다움을 겸비한 공예품들로 이루어진 루벤대학의 기념품은
바라볼 때마다 잔잔한 즐거움이 느껴지니 내게는 대단한 명품임에 틀림이 없다.
1. 루벤대학 기념품 삼형제...
2. 펠리칸의 부리를 과장되게 표현했지만 균형감을 잃지 않아서 좋다..
3. 달팽이를 형상화한 가위꽂이는 그 아이디어 뿐만 아니라 조형미도 으뜸이다..
4. 클립이 머리카락이 되도록 한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작품... 가격은 각각 10 유로 정도 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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