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트레킹

북한산 눈산행 - 2024년 11월 30일(토)

빌레이 2024. 12. 1. 11:45

 

매스컴에서는 이번 첫눈이 근대적인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로 117년 만에 내린 11월 최대 폭설이라고 했다. 지난 수요일 하룻 동안에만 내가 사는 서울 강북구엔 20cm가 넘는 적설량을 보였었다. 이른 아침 출근하면서 올려다 본 북한산은 온통 하얀 설산으로 변해 있었다. 그 후로도 눈은 계속 이어져 누적 적설량이 40cm를 훌쩍 넘겼다. 그야말로 화끈하게 내린 첫눈이었다. 오늘은 저녁 때 장인어른 제사가 있는 날이어서 오후 3시 전에는 집에 돌아와야 하는 일정이다. 모처럼 맞이한 주말의 눈산행을 포기할 수 없어서 아침 일찍 북한산으로 향했다. 빨래골을 통해 산에 들어선 후 삼성암 위의 전망바위에서 아침햇살에 빛나는 하얀 설경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었다. 응달진 협곡인 범골은 한주간 동안 내린 눈이 그대로 쌓여 있었다. 설악산이나 지리산 같은 큰 산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심설의 풍광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칼바위 능선에 올라선 후에 열린 풍경은 시원하고 장쾌하기가 이를 데 없었다. 눈길 닿는 모든 곳이 온통 하얀 세상이었다. 칼바위 정상의 테라스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의 전경 또한 그 어느 때보다 고즈넉하고 평화로워 보였다. 대동문을 거쳐 소귀골로 하산하는 등산로 주변도 온통 눈 천지였다. 도심에서는 폭설이 일상의 불편함을 배가시켰을 뿐이지만, 대자연 속의 큰 눈은 새로운 아름다움을 선물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