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고개역에서 10시에 악우들을 만나기로 했는데, 너무 많은 등산객들이 운집하여 성배씨와 은경이를 찾기가 힘들 정도였다. 바야흐로 주말 봄산행을 즐기려는 나들이객들과 암장에서 시산제를 하거나 자연바위에서 야외 등반의 기지개를 켜보려는 클라이머들로 당고개역 1번 출구는 초만원이었다. 우리 세 악우들이 천지암장에 도착해서도 사정은 별반 나아지지 않았다. 암장 아래의 모든 공터는 이미 다른 팀들이 자리를 잡은 상태였다. 천지암장 끝자락에 옹색하게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별로 좋은 환경은 아니지만, 그저 슬랩등반에 적응해 보자는 생각으로 천지암장의 밋밋한 두 코스를 오른 후 멀티피치인 '암운장구'에 붙었다.
총 6피치의 '암운장구' 루트 중 1, 2, 3피치를 등반한 후, 4피치는 다른 팀이 한창 등반 중이어서 바로 우측의 '민생길' 루트 4피치를 올랐다. 그런대로 슬랩등반의 묘미를 간간히 느낄 수 있었던 네 피치를 오른 후 마지막 피치까지 등반을 이어가고 싶었으나, 너무 많은 팀들이 정체되어 있었다. 기다린다는 게 별로 의미 없다는 판단 하에 곧바로 하강하여 점심을 먹었다. 피치 하강을 하는 중에도 다른 팀과 로프가 엉키는 번잡스러움을 피할 수는 없었다. 점심 후에 천지암장의 단피치 2개를 오른 후에 등반을 마무리지었다. 오른쪽 어깨에 담이 들고 몸이 피곤한 상태라서 그랬는지 평소보다는 신날 것 없는 등반이었다. 본격적인 등반 시즌을 맞이하기 전에 미끌리는 슬랩에 적응하는 시간을 가졌다는 것에 의미를 두기로 했다. 수유역에서 가진 뒷풀이 자리에서는 준수씨 부부가 합류하여 더욱 활기차고 유익한 환담이 오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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