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이 금요일인 덕택에 3일 동안의 연휴가 주어진다. 개강 직전에 선물처럼 찾아온 마지막 연휴를 허투루 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따스한 봄기운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에 남녘으로의 1박 2일 등반여행을 계획한다. 울산 문수산 병풍바위와 영덕 블루로드 해벽에서 클라이밍을 즐기고, 자투리 시간에 주변 관광지도 둘러보는 일정이다. 4일 후면 경칩이라 포근한 봄날을 기대했건만 날씨는 우리의 여행을 시샘이라도 하는 듯하다. 일기예보는 금요일과 토요일 이틀 동안 전국적으로 강풍에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릴 거라며 야외 활동을 자제하라는 협박성 멘트를 동반한다. 이에 굴하지 않고 현지 환경이 클라이밍에 적합하지 않으면 해파랑길 트레킹이나 관광으로 대체하자는 플랜B를 염두에 두면서 원래의 계획을 밀어부치기로 한다.
새벽 4시 30분에 5명의 악우들이 내차에 동승하여 서울을 탈출한다. 기상조건에 대한 일말의 불안감이 없지 않았으나 처음으로 5명이 함께 먼 곳으로 등반여행을 떠난다는 설레임이 훨씬 더 크다. 아침 9시 30분에 문수산 쉼터 주차장에 도착한다. 그 순간 날씨에 대한 걱정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린다. 남향의 병풍바위 절벽엔 찬란한 햇살이 아낌없이 쏟아지고 있고, 바람도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병풍바위 상단의 기존암장과 천서하이암을 지나서 폭포 옆의 두꺼비 바위 앞에 베이스캠프를 차린다. 하루종일 주변에 다른 팀이 오지 않아서 오붓하게 우리들만의 등반에 집중할 수 있었다. '캔디(5.9)', '미소지움(5.9)', '울산클라이머스(5.9)', '오저치고(5.10a)', '아들(5.10a)', '라떼는 말이야(5.10a)' 루트를 차례로 올랐다. 등반을 마치고 경주시 양남면 읍천항에 있는 숙소로 이동하는 중간에 문무대왕릉과 감은사지를 둘러볼 수 있었다. 서울을 떠날 때는 일정에 대한 염려로 머릿속이 약간 복잡했으나, 결과적으론 하루를 매우 즐겁고 알차게 보냈다는 감사함이 밀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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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의 문수암장 정보는 '달에취한나비'님의 네이버블로그에서 인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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