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축산 통도사 앞 숙소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처음 와본 통도사이기에 울산 문수산으로 이동하기 전에 통도사 경내를 산책하기로 했다. 이른 아침인데도 큰 절답게 사람들이 많았다. 정월 대보름날 행사가 있는 모양인지 통도사를 찾는 불자들의 분주한 움직임도 눈에 띄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통도사 경내를 둘러보던 중 막 개화를 시작한 홍매화를 만날 수 있었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맞이한 봄꽃이다. 멋들어진 자태를 뽐내는 노송들이 즐비한 무풍한송로까지 구경하고 암벽등반을 위해 울산 문수산 병풍바위로 향한다. 문수산 암장은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다.
작년 여름에 처음 문수산 병풍바위 암장을 찾았을 때, 현지의 클라이머 분들이 문수산은 햇볕이 좋아서 겨울에도 등반을 많이 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 병풍바위 암장엔 많은 클라이머들이 보였다. 섹터가 워낙 많아서 한적한 루트를 찾아다니기에 부족함은 없었으나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어제 알프스암장에서 너무 열심히 매달린 탓인지 기존암장에서 처음으로 붙은 '기존A(5.9)' 루트를 가까스로 완등한 후에 살짝 기가 꺽이고 말았다. 알프스암장보다 두 배는 긴 루트와 착 감기지 않는 바위의 질감이 긴장감을 높였던 듯하다.
벽에 붙기 전에 문수사를 둘러보고, 병풍바위 상단에서 길게 이어진 암장 전체를 구경할 수 있어서 좋았다. 클라이밍으로는 천서하이암에 있는 '추억(5.10b)' 루트의 크럭스 구간에서 만족스런 동작을 완성한 것이 가장 큰 소득이었다. 마지막으로 오른 두꺼비암의 '교주(5.9)' 루트는 예상보다 까다로워서 살짝 당황했다. 문수산 자락의 생선구이 식당에서 이른 저녁을 먹고 귀경하는 길은 평소의 일요일답지 않게 교통정체 구간이 하나도 없었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던 1박 2일의 입춘-대보름 등반여행에 대한 감사함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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