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빙벽등반

인수봉 크로니길 - 2023년 9월 10일(일)

빌레이 2023. 9. 11. 09:55

어제는 모처럼 북한산 노적봉에서 한가로운 멀티피치 등반을 즐겼다. 오랜만의 북한산 나들이여서 산에 오래 있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예상보다 일찍 끝난 등반 때문에 산성 주릉을 타고 대동문으로 돌아가는 하산길을 길게 잡은 것이 조금은 무리였던 듯하다. 경미한 허리 통증 탓에 오늘은 단피치 암장에서 게으른 등반을 하리라 내심 마음 먹고 있었다. 양주 불곡산의 독립봉 암장에 가기로 했었는데, 기범씨가 갑자기 인수봉에 가고 싶다고 했다. 카톡으로 가고 싶은 루트를 물어보길래 대뜸 '크로니길'이라 답했다. 그래서 갑자기 인수봉에서 가장 길다는 크로니길을 정코스로 등반하여 간만에 정상을 밟아 보는 것으로 등반 약속이 변경되었다.

 

주말이면 클라이머들로 붐비는 인수봉 바윗길이기에 크로니길 같이 구불구불하고 긴 루트를 정코스로 완등하기는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어려운 일을 오늘 해내고야 말았다. 인수봉 정상에 선 순간의 뿌듯함은 불어오는 산바람만큼이나 상쾌한 것이었다. 기범씨가 부상에서 회복 중인 몸상태로 선등을 섰고, 은숙씨, 은경이 순서로 따라서 올랐다. 나는 라스트를 맡아서 다른 악우들보다는 상대적으로 힘들이지 않고 즐기면서 등반할 수 있었다. 3년 전에 처음으로 크로니길 8피치까지 올랐을 때보다 한결 더 여유롭고 만족스러운 동작으로 등반했다는 게 무엇보다 기뻤다. 등반 후반부에는 누적된 피로감이 몰려오기는 했으나 정상에 선 순간의 만족감은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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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봉 '크로니'길 - 2020년 9월 23일(수)

수요일의 인수봉 등반을 위해서 월요일과 화요일은 평소보다 두 배로 업무에 집중해야 했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 시간까지 내게 주어진 강의 준비와 온라인강의 녹화를 위해 밀도 높은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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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재에서 백운대로 향하는 청년들이 많았다. 백운대 일출 산행을 다녀온 하산객들까지 있어서 등로가 북적였다.
▲ 인수봉에 올 때마다 자연스레 선명도를 체크하게 된다. 오늘은 백점 만점에 95점 정도...
▲ 대슬랩 아래에서 올려다 본 동벽이 반가웠다.
▲ 선등자인 기범씨로부터 크로니길 루트에 대한 브리핑을 듣고...
▲ 크랙을 따라 이어지는 자연스런 등반선이 마음에 드는 크로니길이다.
▲ 첫 피치 확보점을 넘어서 둘째 피치 확보점까지 단 번에 올랐다.
▲ 1피치 위의 크랙을 우측으로 넘어서 2피치 후반부를 올라서고 있는 중이다.
▲ 기범씨는 3피치와 4피치도 이어서 한 번에 올랐다.
▲내가 3피치 초반부를 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 3피치 후반부를 올라설 때 우측 루트를 등반 중이던 같은 실내암장 소속의 성배씨가 찍어준 컷이다.
▲ 4피치를 등반 중이다.
▲ 인증사진 남기기 좋은 4피치 후반부의 밴드를 트래버스하는 중...
▲ 동남면 대침니를 팬둘럼 방식으로 건너가기 직전인 5피치 확보점에 기범씨가 서있다. 뒷사람이 하강시켜 준 후에 침니를 건너 뛰는 시스템이다.
▲ 크로니길에서 가장 어려운 구간인 6피치 직상 크랙 구간을 기범씨가 등반 중이다.
▲ 7피치 후반부에서 여유로운 포즈를 취하고...6피치의 크럭스를 예전보다는 만족스레 오른 후 기분이 좋아진 상태에서...
▲ 여러 루트가 붙어 있는 7피치 주변엔 많은 클라이머들로 붐볐다.
▲ 8피치는 홀드 상태 양호한 디에드르형 크랙 구간이다. 다음에 이어진 9피치는 체력이 떨어진 상태여서 모두들 힘겨워 했다.
▲ 70미터 이상의 자일을 사용하면 밀리는 하강포인트보다 위에서 곧바로 하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