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으레 등장하는 표현 중의 하나가 "다사다난(多事多難)"이다. 나의 2022년은 여느 해보다 훨씬 더 다사다난 했던 1년이었다는 다소 진부한 표현을 사용하지 않을 수가 없다. 개인적으로 큰 일을 많이 치러야 했던 시간이었다. 여러 가지 일도 많고, 그에 따른 어려움도 많았다. 오랫 동안 살던 아파트 리모델링 공사를 단행했다. 공사 기간 동안 우리 부부는 용산의 한 호텔에서 '한 달 살기'를 했고, 장인어른은 악성 림프종이라는 암 판정을 받으셨다. 11월 말일에 하늘나라로 떠나실 때까지 장인어른의 고통스런 투병 생활과 가족들의 힘겨운 간병이 이어졌다.
슬프고 힘든 일들만 있었던 건 아니다. 장인어른의 장례식 한 달 전인 시월 말에는 아들의 결혼식이 있었다. 장인어른께는 첫 손자여서 유난히 애정을 듬뿍 주셨던 내 아들의 결혼식 현장을 당신께서 몸소 지켜보지는 못 하셨지만, 정신이 또렷하셨을 때 축복해 주실 수 있었다는 게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었다. 보통은 몇 년에 걸쳐 치뤄야 하는 일들을 압축해서 단기간 내에 감당해야 했던 2022년이었다. 한 해 동안 겪은 일들을 회상하면서 드는 생각은 부족함 많은 내가 결과적으론 큰 탈 없이 그런대로 잘 헤쳐나왔다는 것이다. 가족과 친지들의 진심어린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여러모로 감사한 마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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