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빙벽등반

강화군 석모도 상리암장 - 2022년 12월 11일(일)

빌레이 2022. 12. 12. 10:26

석모도는 강화도 서쪽에 있는 섬이다. 2017년 7월에 석모대교가 개통된 이후로 석모도는 더이상 배를 타고 가지 않아도 된다. 연륙교로 김포시와 연결된 강화도 본섬이 더이상 섬이 아니듯, 연도교로 이어진 석모도 역시 이제는 육지와 다름이 없다. 20여 년 전, 외포리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석모도에 딱 한 번 놀러와 본 기억이 아련하다. 배 위에서 갈매기에게 새우깡을 던져주던 체험도 그때 처음으로 해 보았던 추억이 떠오른다. 오늘은 아침 7시 30분에 서울을 출발하여 상리암장 입구인 '강화군 삼산면 상리 20번지' 주차장까지 1시간 40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석모도까지 거의 한나절이 걸렸던 예전에 비하면 교통이 편리해진 덕을 톡톡히 본 셈이다.

 

석모대교를 지나자마자 우측 길로 접어드니 오똑한 바위산인 상주산(264m)이 눈앞에 펼쳐졌다. 아침햇살에 빛나고 있는 상주산의 화강암 슬랩은 멀리서도 암장의 위치를 가늠할 수 있을 정도로 선명하여 내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실제로 상주산 일대에는 상리암장을 비롯하여 상주암장, 도해암장, 부자암장이 개척되어 있다. 암장 입구에서 우연히 만난 암장지기님의 설명에 의하면 지금도 하나의 암장을 더 개척하고 있는 중이란다. 주차장에서 15분 정도를 천천히 걸어 올라가니 드넓은 상리암장이 나타났다. 하루종일 해가 드는 암장이라서 한겨울에도 등반하는 데 전혀 무리가 없을 듯했다. 불암산의 학도암장을 닮은 듯한 상리암장은 슬랩등반을 연습하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리암장이 처음인 만큼 오늘은 슬슬 구경하면서 부담없이 즐겨 볼 심산이었으나 본의 아니게 열심히 매달린 하루였다.        

 

▲ 상리마을 깊숙한 곳에 주차장이 있다. 마을버스 회차지점이므로 이를 감안하여 주차해야 한다.
▲ 주차장에서 곧바로 암장으로 향하는 오솔길이 이어진다. 노란색 이정표를 따라가면 상리암장이다.
▲ 첫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가면 상리암장이다. 우측엔 도해암장과 부자암장이 있다고 한다.
▲ 접근로 중턱에서 처음으로 시야가 열리는 곳이다. 가지런히 경지정리 된 들판이 보인다.
▲ 접근로 중간의 시야가 열리는 곳에서는 강화도와 석모도 사이의 바다가 눈앞에 펼쳐진다.
▲ 이용수칙을 잘 지켜서 클라이머들의 소중한 자산인 암장을 모두가 깨끗이 보존해야 할 것이다.
▲ 생각보다 많은 루트가 개척되어 있었다.
▲ 상리암장에서 첫 등반을 준비하는 중이다. 햇살이 좋아서 등반이 즐거울 듯한 예감이었다.
▲ 첫 등반이니 만큼 온사이트 완등보다는 안전하게 하자는 생각에 상단부의 크럭스는 볼트따기로 올라 일단 줄을 걸었다.
▲ 상리암장은 베이스캠프와 빌레이 장소도 잘 정비되어 있다. 정우씨가 빌레이에 집중하고 있는 중이다.
▲ 우리팀의 막내인 은숙씨가 함께하면 언제나 활기가 넘친다.
▲ 두 루트 모두 톱로핑 상태에서 연습하기에 충분히 재미 있는 동작들이 있었다.
▲ 내가 깔끔하게 완등하지 못했던 '이제서야(5.10b)' 루트를 기범씨가 오르고 있다. 첫 볼트를 넘어서는 동작이 인상적이었던 루트다.
▲ '이제서야' 루트를 기범씨는 아주 간단히 온사이트로 완등했다.
▲ '후아유(5.10b)' 루트에서 톱로핑 상태로 연습 중인 나의 모습이다.
▲ '청암인(5.10c)' 루트를 기범씨가 오르고 있다. 앞의 두 루트와 비슷한듯 다른 동작이 요구되는 곳으로 상단부가 더 어려웠다.
▲ '세라1(5.10d)' 루트도 기범씨가 줄을 걸고 나머지 멤버들은 톱로핑 방식으로 올랐다.
▲ 기범씨가 '세라2(5.11b)' 루트를 오르고 있다. 상단부의 페이스 구간이 갑자기 어려워지는 루트였다.
▲ '세라2(5.11b)' 루트는 톱로핑 상태에서도 상단부의 크럭스를 통과하는 게 매우 어려웠다.
▲ '세라2' 루트를 정우씨가 오르고 있다.
▲ 오전에 1암장에서 등반하던 팀이 우리가 등반 중인 2암장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 자연스럽게 우리팀은 1암장으로 이동했다.
▲ 2암장 좌측에도 루트가 여러 개 있었고, 백미터 정도를 트래버스 해서 가면 '상주암장'이 있다는 이정표가 있었다.
▲ 1암장 우측으로 가면 완만한 슬랩을 올라서서 주변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 1암장은 소나무 그늘이 드리워져 있어서 빌레이 보는 동안 약간의 한기가 느껴졌다.
▲ 기범씨가 1암장에서 최고 난이도를 자랑하는 '어쩌다(5.11c)' 루트를 등반하고 있다.
▲ 기범씨는 '어쩌다(5.11c)' 루트를 온사이트로 깔끔하게 완등했다.
▲ 정리운동을 한다는 마음으로 '처음이지(5.10a)' 루트에 붙었다.
▲ 중간 턱에서 적당한 홀드를 찾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바람에 한 차례의 행도깅 후에 '처음이지'를 완료할 수 있었다. 온사이트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게 문제였다.
▲ 그래도 한 루트 정도는 온사이트 완등에 성공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만만해 보이는 '강화도령(5.10a)'을 골랐다.
▲ 온사이트 완등은 무엇보다 의지가 중요하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첫 볼트 부분이 음지여서 약간 미끄러웠는데도 잘 통과할 수 있었다.
▲ 앵커 직전의 크럭스를 앞두고 잠깐 동안의 망설임이 있었으나 온사이트 완등의 목표의식 탓인지 별 어려움 없이 '강화도령'을 보낼 수 있었다.
▲ 상리암장의 톱앵커 지점에서 바라본 조망은 시원했다. 저 멀리 석모대교가 선명히 보인다.
▲ 암장지기님의 헌신적인 봉사로 접근로 상의 낙엽이 치워져 있었다. 암장을 오가는 발걸음이 한결 상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