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빙벽등반

8월의 클라이밍 - 북한산 국제클라이밍센터

빌레이 2022. 8. 28. 19:21

올 여름엔 유난히 힘겨운 일들을 많이 겪었다. 인생이란 게 어차피 희노애락의 반복이라지만 안 좋은 일들이 겹치는 순간을 견뎌내기는 그리 만만치 않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기쁨과 슬픔에 대한 감각이 무뎌져 일희일비 하지 않게 된다는 좋은 면이 있기는 하다. 그래도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하루가 다르게 쇠약해지는 자신을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서글픔도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무더위와 장마가 기승을 부린 8월도 어느덧 저물어 가고 있다. 돌이켜 보면 8월 중에 안 좋은 일들만 있었던 건 아니다. 야외 활동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인 가을철의 활동적인 등반을 기대하면서 우이동에 새롭게 문을 연 북한산 국제클라이밍센터에서 운동할 수 있었던 것이 그나마 큰 위안이 되었다. 이제 힘든 일들도 어느 정도 정리된 듯 보인다. 결실의 계절로 다가올 이번 가을엔 내게도 좋은 일들만 가득할 것이란 희망을 가져본다.        

 

▲ 8월의 마지막 일요일은 매우 쾌청한 날씨였다. 인수봉을 마주보고 있는 북한산국제클라이밍센터의 하늘도 그 어느 때보다 푸르렀다.
▲ 오전엔 시원한 야외 인공암벽에서 운동했다. 신선한 공기의 질이 그야말로 "가을가을"이었다.
▲ 한낮의 따사로운 햇살에 뜨거워진 외벽의 홀드를 피하여 오후 시간엔 실내 리드벽에서 운동했다.
▲ 11미터 높이의 실내 리드벽에도 아직은 내가 도전해야할 루트들이 많이 남아 있다.
▲ 유난히 비가 많이 온 이번 여름엔 암장 옆을 흐르는 계곡물 소리가 웅장했다.
▲ 8월 초엔 무더위 속에서도 5.11a 난이도의 루트를 완등하여 작은 기쁨을 누렸던 순간도 있었다.
▲ 점심시간에 클라이밍센터 주변을 한가롭게 산책하는 재미도 좋았다.
▲ 클라이밍센터와 맞닿아 있는 우이동 만남의 광장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어린이들의 모습 속에는 생기가 넘쳤다.
▲ 우이동 만남의 광장에는 삼각산의 높이를 새겨 둔 조형물이 있다. 올 가을엔 이 봉우리들에서 더 멋진 등반을 많이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