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만 내가 아는 청계산이 3개 있다. 인기도 면에서 순서를 정하자면 서울 서초구와 과천에 걸쳐 있는 청계산, 한강기맥에 속하는 양평의 청계산, 한북정맥에 속하는 포천의 청계산일 것이다. 이 중에서 나는 양평의 청계산을 가장 많이 올라 보았다. 과천의 청계산은 한 번 올랐었고, 포천의 청계산은 오늘이 두 번째 행차이다. 지금까지도 생생히 뇌리에 남아 있는 2016년 봄의 포천 청계산 산행에서의 기억은 온 산을 쩌렁쩌렁 울리던 멧돼지 무리의 공포스런 울음소리로 가득하다. 두 멧돼지 가족의 영역 다툼으로 보였던 그들만의 전투는 마치 영화 속에서 본 공룡들의 싸움소리를 방불케 했었다. 그때 써 두었던 산행기를 다시 읽어보니 그날의 기억이 다시금 떠올라 미소를 머금게 된다.
2016년의 봄산행 때는 한북정맥의 청계산과 오뚜기고개를 밟아보는 것이 목적이어서 길매봉을 생략하고 중간에 길마고개에서 한북정맥길로 올라섰었다. 오늘은 길매봉과 청계산 정상을 오른 후 하산하는 여유 있는 코스를 잡았다. 처음 걸어보는 구간이 있으니 같은 산이었지만, 예전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길매봉의 암릉길은 특히나 이색적이었다. 하루종일 흐릿한 날씨에 하산길에는 잠시 싸락눈이 내리기도 하여 시야는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산행하기엔 춥지 않은 기온이었다. 5시간 남짓의 산행을 마치고 꽁꽁 얼어 있는 청계호수의 얼음 위를 한바퀴 돌았다. 한겨울이면 저수지의 얼음 위에서 신나게 썰매 타고 축구하던 어린시절의 추억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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