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트레킹

양주시 신암리에서 오른 감악산 - 2021년 10월 30일(토)

빌레이 2021. 10. 31. 10:55

감악산 정상부의 하늘금은 파주시와 양주시의 경계선을 이룬다. 일반인들이 주로 찾는 감악산의 주등산로는 출렁다리와 법륜사에서 출발하는 파주시 지역에 속한다. 그동안 몇 차례 오른 적이 있는 감악산이지만 모두 파주시 방향에서만 올랐었다. 화악산, 운악산, 송악산, 감악산, 관악산을 경기 5악이라 하는데, 파주시 방향에서 오르면 감악산이 험준한 악산이라는 느낌이 거의 들지 않는다. 그런데 오늘 양주시 신암리에서 하늘길 데크를 통해 임꺽정봉에 오른 감악산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산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감악산이 경기 5악에 속할 자격이 충분한 악산이라는 걸 확인시켜 주었다.

      

신암저수지에서 숲길을 따라 선일재에 올라선 후 능선길을 따라 임꺽정봉으로 이어지는 등산로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그야말로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절경의 연속이었다. 요즘 말로 "뷰 맛집"이었다. 전국에 출렁다리 붐이 일어난 후에 최근엔 아찔한 암벽에 잔도 같은 데크길을 조성하는 지자체별 사업이 유행하는 듯하다. 중국의 장가계 같은 산에는 깍아지른 절벽에 관광객을 위한 엘리베이터까지 있는 걸 보고 자연보호와 개발 사이의 줄타기를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가를 고민하다 보면 마음이 복잡해지기도 하지만, 일단 설치된 것이라면 잘 관리되어 많은 사람들이 애용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생각엔 변함이 없다. 그래서 양주시에서 임꺽정봉에 개설한 암벽데크를 직접 체험해 보기로 했던 것이다.

 

임꺽정봉에 개설된 '하늘길 데크'도 최근 유명세를 타고 있어서 사람들의 발길이 잦다고 하는데, 일반 산객들이 거의 하산하고 난 늦은 오후 시간에 오르니 한적해서 좋았다. 시원스레 펼쳐지는 주변 풍광을 즐기기에 모든 것이 더없이 좋은 환경이었다. 서쪽으로 기우는 햇살을 정면으로 받아서 빛나고 있는 암벽과 임꺽정봉 정상에서 사방으로 확트인 조망을 감상하는 기분이 상쾌했다. 굽이쳐 흐르는 임진강의 물줄기와 하산길의 단풍이 특히나 아름다웠다. 오전에 새벽암장에서 많은 사람들 때문에 제대로 등반하지 못했던 것에 오히려 감사해야할 정도로 만족스러웠던 가을날 오후의 감악산 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