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철이면 북적이게 마련인 유명한 산들을 피하여 호젓한 가을산의 정취를 만끽하기 위해 남양주시에 있는 축령산과 서리산을 오랜만에 찾았다. 겨울철이면 천마지맥길을 자주 다녔던 때가 있었다. 마루금을 길게 걷는 도보산행에 재미를 붙였던 그 시절에 천마지맥에 속하는 주금산에서 곁가지로 뻗어내린 서리산과 축령산의 마루금을 이어서 걸었던 기억이 있다. 더웠던 어느 초여름날에 서리산에서 축령산으로 이어지는 임도처럼 넓은 산길에서 만났던 하얀나비들의 군무를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그야말로 함박눈이 날리는 것처럼 하늘을 수놓았던 하얀나비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요절한 가수 김정호의 노래 <하얀나비>를 들을 때면 무조건 반사처럼 떠오르곤 하는 영상이다. 축령산 휴양림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서리산을 먼저 오른 후, 축령산 정상을 찍고 출발점으로 돌아온 오늘의 산행에서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곱고 화려한 단풍을 만날 수 있었다. 올 가을 들어 마주한 단풍 중에서 단연 최고였다. 어제 강촌의 유선대 암장에서 뜻하지 않게 '코난발가락' 루트를 완등했던 것을 축하라도 해주는 듯한 자연 속의 꽃다발처럼 아름답고 의미 있는 하늘의 선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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