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트레킹

명성산 - 2021년 10월 11일(월)

빌레이 2021. 10. 12. 13:46

한글날의 대체공휴일인 월요일에 계획에 없던 명성산 산행을 다녀오게 되었다. 이번 3일 간의 연휴 중 처음 이틀은 장마철 같이 비가 내렸다. 많은 비가 내려 야외 활동을 하기 어려웠던 일요일엔 출근해서 밀린 업무를 처리했다. 주말 이틀 동안 마음 먹었던 클라이밍을 하지 못하니 몸이 근질근질 했다. 자연암벽은 젖어 있을 것이기에 포천인공암벽장에서 열심히 매달려 볼 생각으로 아침 개장시간인 9시에 맞춰 도착했건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정기휴일이었다. 대안으로 워킹 산행이나 하기로 마음 먹고 즉흥적으로 결정한 곳이 바로 가을철 억새로 유명한 명성산이었다.

 

한북정맥과 철원평야 사이에서 장쾌한 눈맛을 선사하는 마루금을 걷는 게 좋아서 한적한 겨울철에 가끔 올랐던 명성산을 사람들이 붐비는 억새철에 간다는 게 썩 마음 내키는 일은 아니었으나, 인적이 뜸한 책바위 코스로 주능선에 올라서서 억새평원, 삼각봉, 명성산 정상을 가로질러 산안고개로 하산하는 경로를 따르니 우려했던 정체 현상은 없었다. 억새평원의 억새는 아직 이른 듯했고, 고도가 높은 주능선 주변은 어느새 가을이 무르익고 있었다. 올가을 들어 처음으로 산에서 쌀쌀한 기운을 느꼈고, 물이 불어난 산안계곡으로의 하산길이 희미하고 유난히 미끄러워 조금 긴장해야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