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첫 주말이다. 나아질 줄 모르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학생들이 등교하지 못 하는 개강 첫 주간이지만 여러모로 할일은 더 많아진 2학기가 시작되었다. 지난 학기와 같이 여전히 전면 비대면 수업 형태로 강의를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캠퍼스에서 개강의 활기찬 기운이나 설레임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비대면 수업과 화상회의 등은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으니 조용함 속에서 내부적인 분주함만 고스란히 남았을 뿐이다. 나아지지 않는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계절만은 어김 없이 가을을 향해 달리고 있다. 공기의 맛과 하늘 빛깔이 달라졌다. 코로나블루를 떨쳐 내고 산에 가기 정말 좋은 청명한 날씨를 놓치지 않고 등반할 수 있다는 것이 축복이다.
도봉산 선인봉의 '남측길'을 등반해서 처음으로 선인봉 정상을 밟아 보았다. 인수봉과 달리 선인봉에서 등반하는 클라이머들은 정상에 잘 가지 않는다. 나도 몇 차례 선인봉에서 등반했으나 그때마다 정상은 가지 않고 중간에서 하강했다. 선인봉 정상으로 향하는 자연스런 등반선을 따르는 '남측길'을 오르고 싶었다. 기영형이 메고 온 70미터 자일 한 동으로 은경이와 함께 셋이서 즐겁게 제법 긴 시간을 등반했다. 크랙과 슬랩만 있는 게 아니라 펜듈럼(pendulum), 침니, 트래버스 등 다양한 형태의 바윗길이 상존하는 '남측길'은 트래드 클라이밍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코스였다. 선인봉 정상에서 만장봉으로 건너가는 구간이 예상 외로 어려워서 긴장했지만, 든든한 형과 믿음직한 친구가 함께 하니 별로 무서울 것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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