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트레킹

북한산 칼바위에서 비봉능선으로 - 2020년 11월 28일(토)

빌레이 2020. 11. 29. 09:49

올겨울 들어 처음으로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다고 한다. 햇빛은 밝아서 산행하기엔 좋았지만, 비봉능선에서 맞은 차가운 바람은 몸 컨디션을 갑자기 저하시켰다. 코로나 사태가 심각해지는 상황 속에서 마음 속에 품었던 지방 산행은 접기로 했다. 집에서 곧장 이어지는 둘레길에 들어서는 것을 시작으로 별 생각 없이 북한산의 품에 안겼다. 햇살 따뜻한 곳을 쫓아서 마음 내키는 대로 발걸음을 옮겼다. 칼바위 정상의 시원한 조망을 즐긴 후, 산성주릉을 따라서 대남문으로 향했다. 공사를 마치고 말끔히 새단장을 한 대남문을 구경하고, 문수봉 우회로인 청수동암문을 통과해서 비봉능선 위를 걸었다. 북쪽에서 불어대는 찬바람과 공격적으로 진행하는 단체 산객들이 부담스러워 비봉과 향로봉 사이의 갈림길에서 하산을 결심했다. 내심 오랜만에 비봉능선을 끝까지 밟아서 족두리봉을 넘어 불광동으로 하산할 생각이었다. 조금은 아쉬웠으나 금선사를 거쳐서 이북5도청으로 내려오는 길이 한적해서 괜찮았다. 코로나 사태가 하루빨리 진정되어 지방의 호젓한 산길도 마음 놓고 찾아갈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 말끔히 새단장을 마친 대남문을 다시 볼 수 있어서 반가웠다.
▲ 큰 나무가 쓰러져 유실된 둘레길이 복구되었다. 서울 근교의 둘레길들은 대체로 유지보수가 잘 되고 있는 듯하다.
▲ 빨래골에서 칼바위 능선으로 올라가는 길에 보이는 공초 오상순 선생의 묘소. 당시엔 공초 선생의 사상을 추종하는 이들이 꽤 있었던 듯하다.
▲ 칼바위 우회로를 폐쇄하는 대신에 칼바위 능선에 철난간을 새롭게 설치했다.
▲ 철난간을 설치하기 전에는 등반하는 묘미를 살짝 느낄 수 있었던 칼바위였는데...
▲ 칼바위 정상에서 산성주릉으로 가는 등로도 안전한 데크길이 추가로 설치되었다.
▲ 칼바위 정상의 장쾌한 조망은 언제나 멋지다.
▲ 성벽 안쪽의 오솔길을 따라서 걷다가 대남문에 도착하니 공사를 마친 단정한 모습의 성문이 반겨준다.
▲ 비봉능선의 조망터인 승가봉 정상에서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 노적봉 방향으로 본 전망이다.
▲ 승가봉 정상에서 지나온 능선길을 돌아본다. 하늘금 중앙 좌측에 있는 문수봉과 나한봉 사이의 오목하게 패인 곳이 청수동암문이다.
▲ 승가봉에서 진행 방향으로 보면, 사모바위, 비봉, 향로봉, 족두리봉이 차례로 이어진다.
▲ 이북5도청 방향으로 하산하는 도중에 구경한 금선사 일주문.
▲ 금선사는 향로봉을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