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빙벽등반

선인봉 '표범-박쥐' (2020년 4월 30일, 부처님 오신 날)

빌레이 2020. 5. 1. 07:49

부처님 오신 날이다. 예년 같으면 산 입구가 불자들로 넘쳐났을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모든 종교행사들이 간소화 되는 것에서 불교가 예외일 수는 없다. 악우들을 만나기로 한 도봉산 입구의 광륜사 부근도 평소의 공휴일과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석굴암 뒤로 올라가서 선인봉 표범길 아래에 아지트를 정하고 '푸른길' 첫 피치 슬랩에서 톱로핑 방식으로 몸을 푼 후에 '표범길' 등반에 나섰다. 우리팀은 기범씨가 선등하고 지석형, 동혁씨, 정길씨, 은경 순서로 올랐다. 나는 라스트를 맡았다. 기범씨의 등산학교 연수반 제자인 동혁씨는 오늘 처음으로 같이 줄을 묶었다. 직상과 사선 크랙을 따라 이어지는 고전적인 등반 루트를 보이는 표범길은 보기보다 힘들었다.   

 

표범길 4피치 등반을 마치고 하강하여 '박쥐길' 두 마디를 단번에 올랐다. 완력이 필요했던 표범길을 등반한 직후여서 그런지 손홀드가 확실한 박쥐길은 상대적으로 쉽게 느껴져서 즐겁게 오를 수 있었다. 박쥐날개로 유명한 언더크랙을 따라서 트래버스하는 순간은 특별히 기억에 남는다. 도봉산 선인봉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바윗길인 표범길과 박쥐길을 하루에 모두 경험할 수 있게 이끌어준 기범씨와 줄을 함께 묶었던 오늘의 자일파티 모두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바이다.        

 

 

▲ 표범길 첫 피치 상단부를 라스트로 등반하는 중이다.

 

 

▲ 부처님 오신 날인데도 석굴암 입구는 평소처럼 한적하다.

 

 

▲ 선인봉 표범길 근처에 있는 암벽등반 자율신고함이다. 

 

 

▲ 선인봉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바윗길인 좌측의 표범길과 우측의 박쥐길을 등반 중인 클라이머들이 보인다.

 

 

▲ 우리팀은 먼저 푸른길 첫 피치에서 워밍업을 하기로 하고, 기범씨가 줄을 걸기 위해 선등하고 있다.

 

 

▲ 루트 초반부의 사선 크랙에서 가로 크랙을 잡는 곳이 푸른길의 첫 번째 크럭스이다.

 

 

▲ 푸른길 첫 피치 후반부를 등반 중이다.

 

 

▲ 도봉산의 대표적인 암장답게 공휴일의 선인봉은 항상 클라이머들로 넘쳐난다.

 

 

▲ 다른 팀들이 다 오르기를 기다린 오후 시간에 기범씨가 표범길 첫 피치 등반에 나서고 있다.

 

 

▲ 크랙이 계속 이어지는 표범길 첫 피치이다.

 

 

▲ 첫 피치 크럭스인 좌측으로 트래버스 하는 구간을 등반 중인 기범씨의 모습이 보인다.

 

 

▲ 표범길 첫 피치 크럭스 직전에서 하강하는 팀들의 자일이 떨어지는 것을 모두 피한 후에 라스트로 오르고 있는 중이다.   

 

 

▲ 표범길 첫 피치 확보점에서 선인봉의 수호신처럼 늠름하게 서있는 소나무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해본다. 

 

 

▲ 표범길 4피치를 등반 중이다. 피치 후반부에서 스태밍 자세를 연습할 수 있었던 구간이다.

 

 

▲ 표범길 4피치 후반부의 크랙을 등반 중이다. 

 

 

▲ 표범길 4피치 확보점인 테라스에 모인 오늘의 자일파티. 선등자인 기범씨가 찍어준 컷이다. 

 

 

▲ 다른 팀들이 거의 하산해서 조용해진 시간에 박쥐길을 등반했다.

 

 

▲ 두 피치를 단번에 올라서서 박쥐날개 위의 확보점에 도착하고 있는 기범씨의 모습이 보인다.

 

 

▲ 나도 박쥐 날개를 뜯어본다. 박쥐 날개 뜯었다고 코로나 걸리진 않겠지?? ㅎㅎ 

 

 

 

 

 

▲ 내가 마지막으로 박쥐 날개 위의 확보점에 도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