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트레킹

소백산(천동리-비로봉-어의곡리) - 2019년 1월 19일

빌레이 2019. 1. 20. 06:19

소백산은 1987년부터 국립공원이었다. 태백산은 최근인 2016년에야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태백산 최고봉인 장군봉은 1567 미터, 소백산 최고봉인 비로봉은 1439 미터 높이다. 국립공원 지정의 근거나 기준이 무엇인지는 잘 모른다. 예전엔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면 더 수려한 경관을 지닌 곳이겠거니 막연히 생각할 따름이었다. 하지만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고 해서 자연이 더 잘 보존되었다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다. 소백산만 보더라도 많은 등산로가 거의 임도 수준이다. 최근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그 명칭에서 "관리"를 빼고 '국립공원공단'으로 개명했다. "출입금지관리공단"으로 놀림받던 것이 못 마땅했던 모양이다. 어찌됐든 산을 좋아하는 한 국민으로서 더이상 국립공원이 넓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은 여전하다. 

  

소백산 천동계곡 부근의 산막에서 우리 가족이 주말을 보냈던 기억이 아련하다. 대학 졸업반인 아들 녀석이 유치원생 시절인 대전 살 때의 일이다.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년은 족히 흘렀을 것이다. 낙엽송 군락지 안에 자리 잡은 나무집 숙소가 인상적이어서 가끔 뇌리에 떠오르는 곳이다. 나주 고향집 마을의 명칭과도 일치해서 천동계곡은 더욱 잊을 수가 없는 곳이기도 하다. 겨울이면 가끔 이용하는 버스산악회의 소백산 산행 코스가 천동리에서 출발하는 것이어서 별 주저함 없이 신청했다. 토요일 아침 7시 즈음에 서울을 출발하여 10시부터 산행을 시작했다. 날씨는 비교적 포근했고, 미세먼지도 거의 없었다. 


금요일 퇴근 무렵부터 갑자기 오른쪽 다리가 구부러지는 무릎 뒷편에 통증이 느껴졌다. 소백산 산행을 포기할까 생각했으나 어느 정도 참을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행 초입부터 다리의 통증은 경미하게 시작됐다. 일말의 불안감을 안고 출발했으나, 완만하게 올라가는 임도를 걸을수록 몸이 풀리고 무릎 뒷쪽의 통증도 어느새 사라졌다. 천동계곡부터 비로봉까지 7 km, 비로봉에서 어의곡리까지 5 km 거리다. 총 12 km 거리에 7시간을 할애 해주니 아주 넉넉했다. 하산길에서 다시 무릎 통증이 시작되었으나 계단길이 끝나고 아이젠을 해체한 후에는 거짓말 같이 통증이 사라졌다. 눈이 거의 없는 소백산 정상부의 모습이 오히려 이상했으나 간만에 큰 산을 올랐다는 만족감이 남았다. 약속 시간보다 한 시간 일찍 하산하여 감자전에 소백산막걸리 두어 사발을 들이키니 헤죽거리며 웃을 정도로 달뜬 기분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