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엔 서울의 우이동에서 도봉산을 넘어 경기도 송추에서 의정부까지 이어지는 둘레길을 제법 긴 시간 동안 걸었다. 산행 후반부에 처음으로 밟았던 산너미길이 특별히 좋았던 기억으로 남는다. 공휴일인 크리스마스 날의 산행으로 북한산에서도 비슷한 트레킹을 하고 싶었다. 북한산 등산로 중 가보지 않은 곳으로 북문 너머의 길이 궁금하다. 집에서 출발하여 칼바위능선을 따른 후 북한산성의 보국문에서 원효봉과 염초봉 사이의 북문을 통과하는 루트를 그려본다. 경기도 고양시 효자동으로 내려가는 길을 따르다가 시간이 허락하면 미답지인 둘레길을 걸어보기로 한다. 동이 터오기 시작하는 아침 7시 30분 경에 집을 나서서 곧바로 칼바위능선에 올라선다. 다소 쌀쌀한 날씨 속에서 천천히 산길을 걷는다. 칼바위 정상까지는 자주 다니는 익숙한 길이다. 산성주릉에 올라서서 보국문 방향으로 간 후에 산성계곡을 따라서 완만하게 내려간다.
행궁지에서부터 넓어지기 시작한 등산로에 올라오는 산객들이 간간히 보인다. 보리사 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북문으로 향한다. 다시 가파른 오르막길의 연속이다. 북문을 통과해서 처음 걸어보는 구간인 효자비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내려간다. 하산길은 북한산둘레길 11구간인 효자길과 만나게 된다. 여기에서 우회전하여 아직 걸어보지 않은 길을 밟아보기로 한다. 효자길은 사기막골 입구에서 12구간인 충의길로 이어진다. 늦여름의 더위가 남아 있던 9월 중순에 숨은벽능선을 타고 내려올 때 충의길의 출발점에 있는 다리 위에서 보았던 풍경을 다시 만나니 반갑다. 출렁다리가 유난히 많은 충의길은 걷기 좋은 흙길의 연속이다. 충의길 말미의 솔고개부터 교현리까지의 구간은 자동차 소음과 함께 가야하는 보도여서 굳이 걸어갈 필요는 없다. 솔고개 버스정거장에서 의정부로 향하는 34번 버스를 타고 안골계곡에서 토요일에 탔던 133번 버스로 갈아타서 서울로 귀환한다. 북한산 이곳저곳을 돌아보며 하루종일 8시간 넘게 걸었던 오늘의 산행도 기억에 남을 것이다. 북한산은 익숙하지만 코스를 달리하고 길게 걸으니 새로운 재미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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