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첫 주말 산행이다. 예전에 겨울이면 가끔 올랐던 포천 이동면의 국망봉 등산에 나선다. 이른 아침 그늘진 산 아래는 생각보다 춥다. 자동차의 외부 온도계는 영하 10도를 알린다. 초입부터 아이젠을 착용하고 눈길을 걷는다. 국망봉에 오를 때면 항상 이용하던 견치봉 방향의 사격장 능선 코스를 택하지 않고 처음으로 제2등산로를 올라보기로 한다. 정상으로 곧장 이어지는 능선길인 이 루트는 대피소 이후부터 급경사를 이루어 생각보다 힘겨운 오르막길이다. 오전에는 거의 응달이어서 추운 겨울철에는 별로 좋지 않은 등산로라는 생각이 든다. 한북정맥길의 중요한 포인트인 국망봉 정상의 확트인 전망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따스한 햇살이 비춰주는 정상 아래의 공터에서 점심을 먹고 한북정맥길을 따라서 신로봉 방향으로 걷는다. 이른 봄철에 복수초 군락을 만났던 신로령 부근에서의 기억이 아련하다. 신로령 가기 전에 급경사인 눈길을 내려와 골짜기길에 합류한다. 맞은편에서 햇살에 빛나고 있는 신로봉과 가리산으로 이어지는 암릉은 설악의 한 부분인 듯하다. 깍아지른 절벽의 오버행 루프에 자리 잡은 커다란 말벌집 두 개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어느 예술가가 설치해 놓은 아름다운 조형물을 감상하듯 눈이 즐겁다. 제법 많은 눈이 쌓여 있는 계곡을 벗어나서 자연휴양림을 통과한다. 장암저수지 둑에서 올려다보는 국망봉 정상부의 풍광이 그 어느 때보다 시원스럽다. 별로 좋지 않은 몸상태에서 힘겨운 겨울 산행이었지만 끝까지 즐겁게 걸을 수 있었다. 올해도 내 앞에 놓인 어려운 일들을 모두 극복하고 힘차게 도약할 수 있는 삶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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