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생각해도 암장에서 대체로 운동을 열심히 했던 한 주간이었다. 그간 무거워진 몸을 다잡기 위해 노력한 결과로 작은 만족감을 얻을 수 있었다. 비록 그리 높지 않은 난이도이지만 이틀 연속으로 새로운 루트를 완등하는 기쁨을 누렸다. 대신 왼쪽 어깨에 미약하나마 통증이 느껴진다. 피곤해진 몸을 혹사 시키지 않기 위해 토요일 산행지로 서울 근교의 불곡산 둘레길을 걸어보기로 한다. 양주역 뒷편에서 곧바로 이어지는 완만한 숲길을 따라서 양주향교와 별산대놀이마당을 거쳐 불곡산 둘레길에 들어선다. 지난 여름에 올랐던 불곡산 산행 후 악어능선으로 하산하여 양주시청까지 걸었던 둘레길을 반대 방향으로 걷는다. 추운 겨울에 맘 편하게 걸을 수 있는 코스로 머리 속에 새겨두었던 길이다.
불곡산 둘레길은 총 연장이 13 km에 이르는 완만한 오솔길이 이어지기 때문에 하룻 동안 걷기에 제격인 루트이다. 산과 마을의 경계를 따라서 불곡산 자락을 온전히 한바퀴 돌 수 있는 진정한 둘레길이란 생각이다. 양주시청과 대척점에 위치한 광백저수지를 기점으로 하여 시계 방향이나 반시계 방향 어느 쪽으로 도는 경로를 택해도 좋을 듯하다. 이번엔 별산대놀이마당에서 시계 방향으로 돌아서 양주시청까지 걸었다. 양주역에서부터 숲길을 따라 걸어서 왔으니 그 거리는 15 km 이상이 될 것이다.
오늘 걸었던 대부분의 구간이 처음 대하는 길에서 느껴지는 작은 설레임이 있었다. 일부 구간이 지난 여름에 걸었던 길과 겹치기는 했지만 그때와 반대 방향으로 진행하니 새로운 길 같았다. 별산대놀이마당과 임꺽정 생가터가 있는 양주시 유양동 방향은 98번 도로가 가까이 있어서 자동차 소음이 간간히 들린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광백저수지 부근부터 청엽골고개를 넘어서 양주시청까지 이어지는 불곡산 동북쪽 구간은 상대적으로 조용해서 고즈넉한 산길을 걷는 편안함을 만끽할 수 있었다. 자작나무, 잣나무, 리기다소나무, 낙엽송 등의 군락지가 간간히 나타나서 그 사이로 이어진 숲길을 통과하는 동안 눈이 즐겁고 마음이 평화로웠다.
▲ 약 7시간 동안 오늘 하루 천천히 걸었던 경로를 등산 안내도를 찍은 사진 위에 붉은색 점선으로 표시해 보았다.
▲ 광백저수지 인근의 자작나무 숲은 제법 넓다... 나무가 커서 우거지면 더욱 멋질 것이다.
▲ 양주역 뒷편 둘레길 입구를 돌아본 모습... 태풍 곤파스로 쓰러진 나무의 잔해를 이용한 구조물이 인상적이다.
▲ 포근한 날씨에 눈이 많이 녹았지만... 미끄러운 구간도 있다.
▲ 야트막한 동네 뒷산의 산책길이 길게 이어진다.
▲ 흙으로 된 오솔길이 연속되어 걷는 맛이 좋다.
▲ 이정표를 따라 마을로 내려서서 불곡산 방향으로 가야한다.
▲ 저 앞에 양주별산대놀이마당이 보인다.
▲ 도로를 건너서 양주 향교 앞을 지난다.
▲ 향교 좌측에 인접한 별산대놀이마당 뒷편에 있는 불곡산 둘레길 지도이다.
▲ 불곡산 산림욕장을 통과하면 둘레길에 올라설 수 있다.
▲ 아무도 없는 고즈넉한 산림욕장 안의 정자에서 따뜻한 오뎅 국물과 간식을 먹으며 쉬어간다.
양주역에서 이곳까지 2 km가 조금 넘는 거리이다.
▲ 광백저수지 방향으로 가는 둘레길 중간에 임꺽정 생가터가 있다.
▲ 임꺽정이 어린 시절 멱감고 놀았을 선유동천도 지난다.
▲ 유양공단에 인접한 둘레길에서 본 표지판이다.
▲ 유양공단 뒷편인 이 구간에서만 둘레길이 잠시 마을 어귀를 스친다.
▲ 둘레길에서 서남쪽으로 내려다보이는 유양공단과 그 너머의 양주산성.
▲ 둘레길은 이곳 김승골 쉼터에서 대교아파트 방향에서 불곡산 정상부인 임꺽정봉으로 올라가는 등산로와 잠시 겹친다.
▲ 김승골 쉼터에 누군가 쌓아 넣은 돌탑이... 김삿갓을 표현한 듯하다.
▲ 둘레길은 바쁠 것 없이 천천히 오래 걷는 맛이다. 이곳에서 잠시 쉬어간다.
▲ 보온병에 담아온 커피 한 잔을 숲속의 벤치에 앉아 마시는 기분은 남다르다.
▲ 꾸준히 걷다보니 눈앞에 광백저수지의 모습이 보인다.
▲ 저수지에 내려서기 전에 갑자기 나타난 자작나무 숲이 반갑다.
▲ 조림한 흔적이 역력한 자작나무 숲을 걷는 기분이 유쾌하다... 원대리의 자작나무 숲에 비할 바는 아니어도 고즈넉함은 최고다.
▲ 예상보다 길게 이어지는 자작나무 숲이 좋아서 천천히 통과한다.
▲ 베어진 자작나무에 기생하여 돋아난 버섯이... 장미꽃을 닮았다.
▲ 자작나무 숲이 끝나는 곳에 광백저수지가 펼쳐진다.
▲ 우측으로 잠시 진행하면 전망대가 나온다.
▲ 광백저수지 전망대 입구.
▲ 광백저수지 전망대를 제법 잘 만들어 놓았다.
▲ 저수지는 꽁꽁 얼어있다.
▲ 광백저수지를 뒤로하고 길을 재촉하면 산악자전거 도로인 듯한 길에 들어서고 잣나무 숲이 나온다.
▲ 둘레길은 다시 광백저수지에서 이어지는 비포장 길을 만난다. 고갯마루는 청엽골고개.
▲ 청엽골고개 주변엔 군부대와 수목장 공원묘지가 있다. 이곳에서 도락산과 한북정맥길로 갈 수도 있다.
▲ 공원묘지를 지나서 다시 이어지는 산길엔 작은 규모의 자작나무 숲이 있다.
▲ 자작나무 숲을 올라서서 뒤돌아보면 공원묘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 이제 불곡산의 반대편으로 넘어왔다. 불곡산 상봉의 위용이 꼭 마이산을 닮았다.
▲ 부흥사 뒤의 기도터에 있는 불상은... 바위처마 덕분에 눈비를 피하는 듯.
▲ 둘레길은 비교적 작은 절인 부흥사 앞으로 이어진다.
▲ 산길은 다시 편안한 숲속으로 이어지고...
▲ 낙엽송 군락지도 지나면서...
▲ 오후의 햇살이 따사로운 묘지 한켠에서 잠시 쉬어가기도 하면서...
▲ 마을이 가까운 둘레길이라 그런지 제법 넓은 산소들이 눈에 들어온다.
▲ 양주시청이 가까워질수록 둘레길은 잘 단장되어 있다는 느낌이...
▲ 연화사 위의 임도로 이어지는 둘레길.
▲ 양주시청 뒷편 숲속에 자리한 도서관에도 잠시 들러보고...
▲ 어느덧 해는 서서히 서쪽으로 기울고 있다... 어제가 동지라서 해가 유독 짧다... 미세먼지도 좀 있는 듯하고...
▲ 저 앞에 양주시청으로 내려가는 둘레길 입구가 보인다... 다 왔다.ㅎㅎ
▲ 눈길이 많았지만 아이젠 없이 걸을 수 있는 편안한 둘레길을 오래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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