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트레킹

도봉산 송년산행 - 2017년 12월 30일

빌레이 2017. 12. 30. 19:45

도봉산 등산로를 걸으며 차분히 한해를 돌아보기로 한다. 이른아침 회룡역에서 출발하여 회룡사 골짜기를 따라서 사패능선에 오른다. 산길은 모두 눈길이어서 초입부터 아이젠을 착용한다. 사패산 정상이나 도봉주릉으로 가지 않고 송추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을 택한다. 어느 가을날에 화려했던 도봉산의 단풍을 만끽하며 걸었던 산길을 거꾸로 진행하는 경로를 따르기로 한다. 송추계곡 삼거리에서 다시 산으로 올라가는 등로를 택한다. 얼어붙은 송추폭포와 눈 덮인 계곡을 거슬러 올라서 오봉 정상에 도착한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가득하여 뿌연 하늘이지만 눈에 덮인 오봉의 자태는 여전히 아름답다. 눈 때문에 하얗게 변한 바위 표면에 뿌리를 내리고 의연하게 서있는 소나무들의 기상이 오늘따라 더욱 새롭다.


오봉 정상을 뒤로하고 오봉샘을 지나서 다시 도봉주릉으로 합류한다. 우이암까지 가서 원통사로 내려가는 하산길로 접어든다. 가까이에서 대하는 우이암의 우람한 기개가 느껴진다. 원통사 뒤의 하늘금을 장식하고 있는 우이암의 자태 또한 여느 때와 달리 힘차게 다가온다. 완만하게 이어지는 우이능선을 따라서 우이동으로 이어지는 오솔길을 따라 하산하는 발걸음이 편안하다. 돌아보면 모든 것이 감사하고 행복했던 한해였다. 국내외 트레킹과 암벽등반, 스포츠클라이밍 활동도 그 어느 때보다 만족스러웠다. 해가 거듭될수록 신체 능력은 점점 약해질 것이다. 내가 인정하기 싫을지라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른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내 앞에 놓인 모든 환경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그것들에 감사하면서 살아갈 것을 다짐해본다. 나 자신에게는 조금 더 엄격하고 남에게는 더 많이 관대한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