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깨어보니 창문 밖이 온통 하얗다. 함박눈이 계속해서 내린다. 붐비는 월요일의 출근길 속에 내 한 몸까지 끼워 넣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연구실로 출근해서 일하려던 생각을 바꾼다. 집에서 책 읽다가 가끔 눈을 들어 창밖으로 내리는 함박눈을 감상하는 맛이 일품이다. 늦은 오후 시간에 실내암장에 나가서 운동하기로 한다. 눈 쌓인 풍경을 담고 싶어 오랜만에 카메라 둘러메고 둘레길을 걸어서 암장으로 향한다. 제설 작업의 흔적이 없는 산길에 접어들면서 아이젠을 챙겨오지 않은 걸 잠시 후회한다. 천천히 조심스레 걸으면서 뷰파인더 속의 풍경을 잡아두기 위해 셔터를 누른다. 흐린 날씨에 빛이 좋지 않다. 맘에 드는 만족스런 그림은 포착하지 못한다. 하지만 조용히 눈 내린 산길의 서정을 만끽할 수 있었던 즐겁고 소중한 시간이었다.
▲ 쌓인 눈을 헤치고 빨래골 계곡을 흘러내려오는 물처럼... 그렇게 묵묵히 내 할 일 다하면서 살아야지...
▲ 아파트 단지 내에도 많은 눈이 쌓였다... 도시는 눈을 두려워 한다.
▲ 제설 작업의 손길이 닿지 않은 산길은... 아직까지 깨끗한 하얀 눈이...
▲ 평소 인적이 드물 때는... 장난삼아 외나무 다리처럼 건너 다니던... 쓰러진 나무에도 눈이 소복히 쌓였다.
▲ 저 나무를 타고 건너는 재미가 있다... 나무는 죽어서도 쓰임새가 많다는 생각이...
▲ 외나무 다리를 질러오면... 마지막 부분에서 살짝 점프를 해야 한다.
▲ 돌탑에도 눈이 소복히 쌓이고...
▲ 잠시 쉬어가던 벤치에도 아직은 사람의 흔적이 없다...
▲ 사람 사는 마을로 향하는 길은 제설 작업이 잘 되어 있다... 도시에서 누군가는 항상 열심히 일하고 있다.
▲ 잣나무에 쌓인 눈을 보니... 크리스마스 트리가 떠오른다... 메리 크리스마스...
▲ 나처럼 눈길을 산책하는 이들도 보인다.
▲ 둘레길은 제법 잘 단장되어 있어서 아이젠 없이도 걸을만 하다.
▲ 골짜기의 쓰러진 나무 위에 내려 앉은 눈은 더욱 오래 머무를 것이다... 내린 눈이 편안해 하는 자리인 듯...
▲ 아이젠 없이 걷는 이에게는... 미끄러질 염려 없이 밧줄도 있어서 다행이다.
▲ 동네 가까운 곳에서는... 누군가 어느새 눈사람을 만들어 놓았다.
▲ 골짜기 너머로... 얼마 남지 않은 겨울 햇살이 희미하다.
▲ 오늘 같이 눈 쌓인 둘레길은... 둘이서 손잡고 걸으면 좋을 듯하다.
▲ 소나무에 쌓인 눈송이는... 마치 솜사탕 같다는...
▲ 맑은 날에는 선명하게 보이던 만경대와 인수봉이... 흐릿하게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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