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랩등반 연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산안개 암장을 찾는다. 수락산 도정봉 코밒에 위치한 암장은 2013년 12월에 개척된 곳이다. 의정부에서 서울 상계동까지 이어지는 수락산 주릉을 걸을 때마다 도정봉 아래의 전망데크에서 바라보던 산안개 암장이다. 현충일 아침에 쌍암사를 들머리로 하여 어프로치를 한다. 한 시간이 조금 넘는 길이의 계곡길을 걸어오르는 발걸음이 가볍다. 드넓은 암장에 우리 친구들 외에는 아무도 없는 상태에서 즐겁고 유익한 등반 연습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하루종일 구름낀 하늘과 시원한 바람 때문에 등반이 더욱 즐거웠다.
실내암장에서는 결코 맛볼 수 없는 슬랩등반의 묘미를 한껏 느낄 수 있었다. 믿을 수 있는 손홀드가 거의 없는 밋밋한 바위사면에서 과감하게 발을 옮기고 무게 중심을 이동시키는 자세를 되찾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등반 막바지에는 가뭄 해소에 도움을 주는 반가운 단비가 내렸다. 시원한 비를 맞으며 내려오는 하산길도 즐거웠다. 울창한 나뭇잎이 우산을 대신해 주었고 먼지 쌓인 산길은 촉촉히 젖었다. 어떤 형태의 등반이든 부단한 연습으로 익숙해진 몸과 마음 자세가 실력이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금 깨닫게 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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