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빙벽등반

숨은벽 릿지 - 2017년 6월 15일

빌레이 2017. 6. 16. 09:46

북한산에서 평일 등반을  즐길 수 있다는 건 행운이다. 한변이 시간을 낼 수 있다는 목요일 오후에 숨은벽 릿지를 오르기로 한다. 대섭이는 아직까지 숨은벽 릿지를 등반한 적이 없다고 한다. 구파발역에서 오후 한 시에 만나서 34번 버스를 타고 효자2통에서 하차한다. 국사당 입구를 통해 능선길로 어프로치를 시작한다. 바람은 시원한데 오후의 따가운 햇살 속에서 한낮의 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해골바위까지 올라가는 길이 힘겹기만 하다. 간간히 하산하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하지만 주말이나 공휴일 같은 번잡함은 찾아볼 수 없이 한적한 산길이다.


숨은벽 릿지 출발점인 대슬랩 아래에서 장비를 착용한다. 바람이 제법 세차게 불어댄다. 시원한 건 좋은데 바윗길에서의 바람은 반가울 것이 전혀 없다. 다소 긴장된 마음으로 출발한다. 대섭이나 나에게는 싱거울 수 있는 바윗길이지만 안전하게 진행하기로 마음 먹고 차분히 오른다. 대슬랩에서 불어대던 바람도 조금씩 가라앉고 고래등을 지나 어느새 정상에 도착한다. 어프로치에 생각보다 긴 시간이 소요되어 예정했던 인수C길 등반은 취소하기로 한다. 오후 5시 경에 간식을 먹은 후 하산한다. 조용한 바윗길에서 마음 통하는 친구와 둘이서 오붓하게 즐긴 등반이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