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랑쉬오름을 내려와 자동차로 이동하여 근처에 있는 비자나무숲을 산책했던 시간이 기억에 남는다. 용눈이오름을 돌아보고 오는 길에 눈앞에 보이는 다랑쉬오름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나는 즐겁게 구경했지만 등산길 같았던 다랑쉬오름을 마지못해 동행했던 딸아이는 약간 토라져 있었다. 그런데 편안한 비자나무숲을 천천히 산책하는 동안 딸아이의 얼굴도 다시금 밝아졌다. 비자나무숲을 거닐고 있으면 누구라도 마음이 너그러워질 듯하다. 용암이 흘러내려 굳어버린 제주의 원시림은 사람의 발길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그러한 천년의 원시림 속에 송이(Scoria)라고 부르는 화산 쇄설물을 깔아서 탐방로를 만들어 놓은 평대리 비자나무숲은 오래도록 머물고 싶은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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