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적 여유가 없을 때는 코스가 마음에 드는 지방 산행을 알뜰하게 다녀오는 방법으로 버스산악회를 따라가는 것이 괜찮은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나에게는 인터넷산악회의 버스를 이용한 산행을 다녀오고 나서 만족스런 기분을 느낀 기억이 드물기에 자주 이용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잊을만 하면 인터넷 버스산악회의 유혹을 뿌리치지는 못한다. 이번엔 백두대간인 댓재에서 두타산과 청옥산을 오른 후 무릉계곡으로 하산하는 코스에 혹하여 버스산악회를 다시 이용하게 되었다.
오랜만에 다리 뻑뻑한 워킹 산행도 하고 절경이라는 무릉계곡의 풍광도 즐기고 싶었으나 결과적으론 반쪽짜리 산행이 되었다. 주최측에서 비 오는 날의 위험성과 귀경하는 시간의 제약성을 핑계로 아무런 공지도 없이 산행코스를 변경해버렸기 때문이다. 산행할 팀을 A팀과 B팀으로 나눈 후 댓재에서 두타산이나 청옥산까지 능력껏 타고 난 다음에 오후 6시 정각까지 댓재로 돌아와야 하는 코스로 변경된 것이었다. 원점회귀 산행이 되면 버스산악회를 이용할 가치는 반감되기 마련이다. 원래 C코스로 공지되었던 무릉계곡 탐방을 목적으로 온 사람들의 항의가 받아들여져 버스가 무릉계곡 주차장에 12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대기하기로 하여 참가자들의 불만은 어느 정도 누그러졌다.
아침 7시 정각에 서울을 출발한 버스는 오전 11시 반 즈음에야 댓재에 도착했다. 우중 산행을 대비해서 만반의 준비를 하고 배낭을 꾸렸으나 비가 내리는 날씨에 풍경 없는 숲길을 걷고 싶은 마음보다는 가보지 않은 무릉계곡의 절경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강했다. 그래서 가볍게 피서 온 기분으로 C코스인 무릉계곡을 탐방하기로 한다. 이 선택은 정말 좋은 것이었다. 학소대, 관음폭포, 병풍바위, 장군바위, 쌍폭포, 용추폭포 등의 비경을 온전히 즐길 수 있었다. 계곡물에서 한참 동안을 놀다가 내려오는 길에 비를 만날 정도로 날씨도 잘 도와주었다. 소풍 간 것 같이 즐겁고 편안한 마음으로 둘러본 무릉계곡의 아름다운 풍광이 눈에 선하다. 계곡을 흐르는 청아한 물소리와 폭포수의 장쾌하고 시원스런 쏟아짐이 아직까지 귓전에 맴도는 듯하다.
▲ 쌍폭포. 좌측은 두타산에서, 우측은 청옥산에서 쏟아지는 물길이다.
▲ 용추폭포. 쌍폭포 중에서 우측 폭포 바로 위에 위치한다. 협곡미가 으뜸이다.
▲ 관음폭포. 수량이 풍부할 때는 더욱 장관일 듯하다.
▲ 쌍폭포 중에서 좌측 폭포를 위에서 내려다 본 풍경.
▲ 용추폭포로 올라가는 길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쌍폭포 중 좌측 폭포.
▲ 쌍폭포는 수량도 풍부하고 주변 경관도 뛰어나다.
▲ 용추폭포의 상단부에는 하늘 나라의 선녀탕 같은 비밀스런 연못이 있다.
▲ 용추폭포의 세찬 물줄기는 바위 표면을 매끄럽게 깍아 놓았다.
▲ 쌍폭포를 가기 위해서 다리를 건너야 하는 선녀탕을 내려다보면 아찔하다.
▲ 무릉계곡 초입의 드넓은 암반은 천혜의 피서지.
▲ 학소대의 절경.
▲ 무릉계곡은 눈길 돌리는 모든 곳이 절경이다.
▲ 용추폭포 앞의 다리에서 올려다 볼 수 있는 발바닥바위. 중앙 좌측 위쪽에 발가락이 선명한 바위가 보인다.
▲ 병풍바위. 설악산의 미륵장군봉에서 보는 신선암 절벽을 많이 닮았다.
▲ 관음폭포의 상단부. 관음폭포는 탐방로에서 50 미터 정도 비껴나 있다.
▲ 탁족하며 놀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이 곳에서 한참을 쉬었다.
▲ 무릉계곡 탐방로는 정비가 잘 되어 있어서 차분히 산책하기에 아주 좋다.
▲ 학소대에서 한 컷.
▲ 쌍폭포를 배경으로 인증샷.
▲ 발 담그고 놀기에 좋은 무릉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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