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빙벽등반

취나드B길 등반 이후의 단상

빌레이 2014. 8. 3. 22:18

인수봉의 바윗길은 슬랩 등반이 대부분이다. 암벽화의 마찰력을 이용한 슬랩 등반은 균형감과 발기술이 중요하다. 모든 것이 그러하듯 익숙함의 힘은 대단하다. 화강암 재질의 슬랩 등반을 자주 할 때는 슬랩이 무섭지 않았다. 하지만 손홀드를 많이 사용하는 스포츠 클라이밍을 자주 하는 요즘엔 손홀드가 확실치 않은 슬랩 형태의 바윗길에 붙는 것이 선뜻 내키지 않는다.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연 바위를 온전히 즐기고 싶다면 바위의 형태나 질에 따라서 전천후로 적응할 수 있는 몸과 마음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 

 

취나드B 코스는 인수봉의 다른 바윗길과 달리 대부분의 구간이 크랙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등반 시 손홀드를 잘 잡는 것이 중요하다. 레이백과 언더 홀드를 잡는 자세를 많이 취하게 되어 팔의 완력이 받쳐주면 즐거운 등반이 될 수 있다. 이번 등반에서 라스트를 맡아주신 박교수님께서 리딩하는 내 모습을 카메라에 잘 담아주셨다. 카메라에 담긴 나의 등반 모습을 모니터링 하면서 자세에 대한 반성을 할 수 있으니 여간 유익한 게 아니다. 다음에 또 취나드B길에 붙는다면 처음이라는 긴장감 대신 즐거운 등반에 대한 기대감과 용기를 가지고 임할 수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