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가까운 북한산 둘레길 가는 길에서 복수초를 만났다. 지난 주일인 3월 2일 오후에 아내와 둘이서 산책하러 산으로 향하던 중 처음 만난 녀석들을 어제 다시 만나서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접사 렌즈도 아니고 꽃샘 추위 속의 찬바람도 부는 중이라서 만족스런 컷을 얻지는 못했으나 올해 처음 본 봄꽃이 반갑지 않을 수 없다. 복 복(福)자에 목숨 수(壽)를 쓰는 복수초(福壽草)의 뜻도 멋지다. 복 많이 받고 오래 살라는 뜻이 담겨있고, 꽃말도 '영원한 행복'이라고 한다.
아직은 주변이 황량한 가운데 대지에 낮게 엎드려 황금빛 노란 꽃을 피워내는 복수초의 자태는 보면 볼수록 위엄있다. 키가 작아서 땅과 가까운 곳에 꽃을 피우는 복수초를 보면서 그 이름 속에 담긴 행복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주위를 둘러보면 미래의 행복만을 바라고 몸부림 치면서 높은 자리에 올라 화려하게 꽃 피기만을 바라는 인생들이 많다. 준비하는 현재의 과정도 소중한 삶의 한 순간인데 미래의 행복만을 위해서 지금의 희생이 강요되는 건 좋지 않아 보인다. 복수초처럼 자신을 낮추고 겸손하게 산다면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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