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트레킹

편안한 산길 오래 걷기(무럭고개-왕방산-오지재-해룡산-장림고개) - 2014년 1월 4일

빌레이 2014. 1. 5. 14:31

수유역에서 7시 50분에 발차하는 경기고속 시외버스에 올라탄다. 한 시간 즈음 후에 버스는 포천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버스에서 하차하여 택시를 타고 무럭고개의 산행 들머리로 향한다. 짧은 거리에 택시비는 5천 원이 넘지 않는다. 무럭고개에서 시작되는 능선길에 올라 아이젠을 착용하고 눈길을 걷기 시작한다. 발목 수술 후의 재활 기간에 맛들였던 흙길 산행지 중의 하나인 왕방산 일대의 산길은 호젓하고 높낮이가 심하지 않은 오솔길이 다양한 루트로 연결되기 때문에 가끔 찾게 된다. 깊이울 계곡을 사이에 두고 국사봉과 왕방산 정상을 환종주 해도 꽤 괜찮은 하루 산행 코스가 된다. 왕방지맥길 따라 접근로에 맞게 적절한 구간을 체력 닿는대로 하염없이 걸어보는 것도 괜찮다.

 

무럭고개에서 이어지는 완만한 능선길을 따라 두 시간 남짓 올라가니 어느새 왕방산 정상이다. 정상 직전에 세워진 팔각정에 올라 안개 낀 포천 시내를 내려다 보며 마시는 따뜻한 차 한 잔에 잔잔한 행복감이 밀려온다. 왕방산 정상에서 오지재 방향의 마루금을 따른다. 여기서부터는 왕방지맥길이다. 평지처럼 이어지는 산길이 편안하다. 대진대학교가 바로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양지바른 테라스에서 점심을 먹는다. 탁자와 의자 일체형인 캠핑용 목조 테이블에 산친구들이 둘러앉아 나눠먹는 식사 시간은 축복이다. 평소 잘 끓여 먹는 햇반죽에 견과류를 첨가해본다. 맛이 고급스러워 지는 듯하다. 겨울 날의 햇볕 듬뿍 받으며 마음 속까지 따뜻해지는 점심을 먹고나니 새로운 힘이 솟는다. 산악자전거의 정류장격인 오지재에 내려서는 것으로 왕방산과 작별한다. 8 km 넘게 이어지는 왕방산 등산로의 가장 긴 루트를 걸었다.

 

이제 해룡산을 향해 오른다. 해룡산 정상의 군부대로 이어지는 시멘트길 진입로를 걷기 싫어 산허리를 굽이굽이 돌아가는 눈 덮인 임도를 따른다. MTB 코스이기도 한 임도가 눈에 덮이니 걷기에 그만이다. 눈이 없는 시기의 주말이었다면 자전거들 때문에 걷기에 불편했을 것이다. 낙엽송과 멋진 소나무숲이 간간히 나타나는 평탄하고 넓은 산길이 8 km 가까이 이어진다. 산우들과 담소 나누며 산책을 즐기듯이 걷는 맛이 으뜸이다. 칠봉산까지 넘기에는 여러모로 무리가 따를 듯하여 장림고개에서 산행을 마무리한다. 장림고개엔 자전거길을 위한 육교가 신축 되어 있고, 주변엔 오토캠핑장도 새롭게 들어서 있다. 산친구들과 오붓하고 편안하게 즐긴 탓인지 17 킬로미터 넘는 거리를 7 시간 동안 걸어왔는데도 피곤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1. 해룡산 산허리를 돌아가는 임도는 누구나 산책하기에 좋은 길이다.

 

2. 무럭고개에서 왕방산 정상으로 향하는 산길은 완만한 오솔길이다.

 

3. 왕방산 정상 직전의 팔각정에서 내려다본 포천시내 풍경.

 

4. 왕이 방문한 산이라는 요지의 왕방산 유래를 새겨 놓은 목판이 팔각정에 걸려있다.

 

5. 대진대가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 설치된 탁자에서 먹은 점심은 축복이었다.

 

6. 해룡산 임도에 있는 각시탈 조형물.

 

7. 해룡산은 인기 드라마 각시탈의 촬영지였다고.

 

8. MTB 코스인 해룡산 임도에 눈이 쌓이니 자전거가 없어서 걷기에 그만이다.

 

9. 해룡산 정상이 올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 팔각정이 있다. 왕방산 정상에 있던 것과 똑같은 형태이다.

 

10. 평탄하고 넓은 산길을 도란도란 얘기하며 걷는 기분이 편안하고 좋다.

 

11. 팔각정 옆에는 자전거 거치대가 설치되어 있다.

 

12.. 이 곳에서 아스라히 보이는 칠봉산 입구의 장림고개까지는 3.3 km를 더 가야 한다.

 

13. 숲이 우거져도 걷기에 좋을 것 같은 해룡산 임도.

 

14. 드넓은 임도는 이 곳에서 끝나고, 좁아진 MTB 코스가 이어진다.

 

15. 축석고개에서 시작되는 왕방지맥은 천보산맥이라 불리기도 하는 듯.

 

16. 좁아진 MTB 코스는 걷는 사람들에겐 오솔길 느낌이 난다.

 

17. 최근에 완공된 듯한 장림고개의 육교. MTB 코스를 위한 것이다.

 

18. 장림고개에서 올려다본 육교의 자전거 조형물이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