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트레킹

회룡역에서 삼육대까지 수락산-불암산 대종주 (2013년 9월 14일)

빌레이 2013. 9. 15. 12:02

이른 새벽 장대비가 쏟아진다. 천둥 번개를 동반한 가을비가 장맛비처럼 내린다. 어느 정도 비가 잦아든 아침 7 시경 우중 산행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선다. 회룡역에 아침 8 시쯤 도착하여 수락산 동막골 방향으로 향한다. 굴다리를 지나니 하늘은 다시 비를 뿌린다. 습한 날씨를 감안하여 우산을 펼쳐들고 산에 오른다. 도정봉까지의 오르막이 별로 힘들게 느껴지지 않는다. 비오는 날의 신선함을 숲에서 느끼는 기분도 좋다. 도정봉을 지나 기차바위 가는 길 중간에서 우산을 접고 고어텍스 자켓을 걸친다.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제끼니 자켓을 입어도 답답하지 않다.

 

기차바위를 지나 주봉에 이르는 능선 중간에서 간소한 점심을 먹는다. 평소엔 마들평야와 도봉주능선의 조망이 시원한 테라스인데 주위는 구름 속이다. 정상인 주봉을 지나 철모바위, 코끼리바위, 하강바위, 치마바위 등을 거치는 수락주능선을 여유롭게 걷는다. 구름 속에서 간간히 불어대는 바람을 벗 삼아 걷는 기분이 상쾌하다. 무진기행을 즐기는 여행자가 된 듯한 느낌이다. 도솔봉 아래에서 불암산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따라 내려간다. 불암산 정상이 또렷히 보이는 테라스에서 잠시 쉬어간다. 하늘은 어느새 맑게 개어 산뜻한 조망을 선사한다. 단조롭던 상계동 아파트 단지마저 깨끗해 보인다. 예봉산과 검단산 사이의 팔당댐 아래를 흐르는 한강물도 잘 보인다.

 

덕릉고개를 지나 불암산에 들어선다. 맑아진 날씨에 햇살이 비추고 바람이 잦아든 탓인지 반팔 티 하나만 걸쳤는데도 땀을 흠뻑 흘린다. 오르막이 끝나는 지점의 독립봉에서 한참을 쉬어간다. 다시 불암산 정상으로 향하는 오르막길을 올라 다람쥐 광장에 도착한다. 사람들로 붐비는 정상을 우회하여 헬기장 방향으로 걷는다. 평소 주말의 헬기장엔 막걸리 장사가 있었는데 아침에 내린 비 때문인지 없다. 먹고 싶던 막걸리 한 사발 생각이 간절했으나 간식으로 서운함을 대신하고, 태릉으로 향하는 능선길을 따라 하산한다. 삼육대 호수에 도착하여 산행을 갈무리한다. 오락가락한 날씨 속에 산길을 아홉 시간 동안 꾸준히 걸었다. 바쁜 일상에서 축적된 노폐물과 독소가 흠뻑 흘린 땀과 함께 빠져나간 몸이 건강해진 듯한 느낌이다.

 

1. 덕릉고개를 지나 불암산을 오르는 중에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2. 수락주능선을 걷는 동안엔 구름 속에서 시원한 바람을 따라 헤엄친 기분이다.

 

3. 정상부만 구름 속에 가려진 불암산 자락의 상계동 아파트 단지도 선명히 보인다.

 

4. 저 멀리 팔당댐 아래의 한강물도 잘 보인다.

 

5. 덕릉고개에서 불암산을 올라 나타난 독립봉에서 휴식을 취한다.

 

6. 삼육대학의 제명호 풍경이 그 어느 때보다 평온하다.

 

7. 호수변을 따라 걷다가 캠퍼스로 들어서는 산책로 풍광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