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편안한 산행을 하고 싶어 불암산에 오른다. 광복절이라 그런지 정상에 태극기 펄럭이는 불암산이 더욱 각별하다.
평소에 잘 가지 않던 슬랩을 올라 시원한 골바람이 올라오는 테라스에서 한참을 머문다.
스마트폰에 담겨진 김현식의 노래를 들으며 시원한 바람 맞으니 천국이 따로 없다. 갑자기 쏟아지는 세찬 소나기마저 반갑다.
헬기장을 지나쳐 정상에 오른다. 어느 때보다 시원한 바람이 분다. 그 바람따라 정상의 태극기도 힘차게 펄럭인다.
정상 너머의 테라스에 앉아 점심을 먹은 후 바위 그늘에 누워 또 한 번 폰에서 흘러나오는 가요를 감상한다.
이번엔 해바라기, 강산에, 유리상자, 김수철이 출연한다. 세상에 부러울 것 없는 훌륭한 산상 카페에서 한참을 그렇게 머문다.
당고개역으로 하산하는 중간의 채석장터에서 세 번째의 휴식을 취한다. 상계동 달동네의 나즈막한 지붕들이 정겹게 보인다.
초가을처럼 불어대는 바람은 우리들의 가슴 속까지 시원하게 해주고 조용필과 왁스의 노래 소리는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산에 가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우리들만의 훌륭한 카페에 편안히 안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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