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여러 차례의 독일 방문 기회가 있었지만 노이슈반슈타인 성을 보지는 못했다. 십 년 전의 뮌헨 출장 길에서도 이 성을 볼 틈은 주어지지 않았었다. 갈 수 있는 기회가 잘 주어지지 않은 까닭에 그동안 독일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곳으로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내 마음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번 여행길에는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꼭 이 곳에 가고 싶었다. 동행한 아들 녀석도 가장 가보고 싶은 곳으로 꼽았기에 주저할 이유는 없었다.
뮌헨에서 퓌센까지 기차로 두 시간이 걸리고, 다시 퓌센역에서 노이슈반슈타인이 있는 슈반가우 마을까지 버스로 이동해야 한다. 숙소 사장님께서 가르쳐주신 바이에른 티켓을 구입하니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지하철, 기차, 버스 등을 하루 동안 바이에른 주 내에서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어 여간 편리한 게 아니다. 가는 길이 멀어도 그 거리나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다. 슈반가우 마을에서의 하루는 매 순간이 가슴뛰는 설레임의 연속이었고, 실제로 본 노이슈반슈타인 성의 아름다움은 예상을 훨씬 능가했다.
"새로운 백조의 돌"이라는 뜻의 노이슈반슈타인 성은 1869년부터 1886년 사이에 건축되었다. 당시 바이에른의 국왕이었던 루드비히2세가 그의 권력과 재력을 총동원하여 만든 성이라고 한다. 절대왕권이 서서히 무너져내리던 19세기 중엽에 이러한 성이 건립되었다는 것이 이채롭다. 성의 내부는 음악가 바그너와 국왕 사이의 우정을 느낄 수 있는 흔적이 많다. 성 내부도 우아하지만 무엇보다 나의 이목을 끄는 것은 주위의 자연 환경과 완벽하리만치 조화를 이루고 있는 성 전체의 모습과 성이 앉아있는 지형적 위치이다.
성 안에서 보면 사방 팔방의 풍경 어느 것 하나 부족한 것이 없다. 드넓은 평원과 그 너머의 큰 호수가 한 눈에 펼쳐진다. 깍아지른 절벽의 아찔함과 협곡을 흐르는 물소리가 아련하고 멋드러지게 떨어지는 낙차 큰 폭포들과 그 아래의 파란 연못이 아스라히 내려다보인다.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면 하얀 설산의 영봉들이 하늘금을 장식하고 그 산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는 거울같은 호수를 이루어 설산들의 자태를 또 한 번 반추하게 한다. 루드비히2세는 이 성에 이상향을 구현하고자 했음이 분명하다.
1. 마리엔 다리에서 바라본 노이슈반슈타인 전경. 너무나 많이 본 그림이지만 흰 눈 쌓인 들판을 배경 삼으니 이 또한 새롭다.
2. 성에 올라가는 초입에서 올려다볼 때는 막 비가 그친 후라서 구름이 오락가락 했다.
3. 성에 거의 다 올라올 무렵 갑자기 보이는 노이슈반슈타인의 옆 모습.
4. 마리엔 다리로 올라가는 길 중간에서 돌아보면 지붕 첨점 위의 동상이 강조되어 보인다.
5. 깍아지른 절벽 위에 들어 앉은 자태가 아름답다.
6. 붉은 벽돌 사이의 성문이 노이슈반슈타인 정문이다.
7. 성 내부에서 보는 풍경은 방향마다 다르다. 알프제라는 호수를 내려다볼 수 있는 복도에서 본 풍경이다.
8. 평원과 큰 호수를 볼 수 있는 창문에서 본 풍경이다.
9. 절벽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창문도 있다.
10. 성 안에서 고개를 내밀면 이렇게 아름다운 풍광이 기다리고 있다. 호엔슈반가우 성과 알프제가 보인다.
11. 눈 쌓인 평원과 마을을 내려다보면 마음마저 평화로워진다.
12. 마리엔 다리에서 성 입구 쪽을 바라본 모습.
13. 성 입구 쪽에는 낭떨어지 쪽으로 뻗어나온 전망대를 설치해 놓았다.
14. 마리엔 다리는 아찔한 협곡 사이를 가로지른다.
15. 마리엔 다리를 건너와서 돌아본 모습.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왔다는 커플이 성을 조망하고 있다.
16. 다리 난간에 한글 낙서가 보인다. 반갑기는 한데 이런 곳에 흔적을 남기는 것이 좋은 일인지는 모르겠다.
17. 다리에서 협곡을 내려다보노라면 아찔하다. 폭포를 위에서 굽어보는 맛도 특별하다.
18. 애타게 보고 싶던 노이슈반슈타인 성이기에 더욱 만족감이 크다.
19. 폭포에서 떨어지는 맑은 물을 담고 있는 연못도 아름답다.
20. 다음에 또 온다면 이 길을 계속 걸어가서 산 정상에 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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