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 연휴와 개천절 사이의 징검다리 휴일이다. 고향집과 처가가 있는 남도에 다녀오는 귀성길은 항상 쉽지 않다.
고속도로 정체가 극심했던 이번 귀성길은 더욱 힘들었다. 서울에서 나주까지 열 시간 넘게 걸린 건 근래에 보기 드문 현상이다.
명절 때 여자들은 힘들다. 아내도 예외는 아니다. 시댁과 처가에서 손님 수발하느라 힘들었을 게다.
모처럼 아내와 둘이서 도봉산에 오른다. 인터넷 덕택으로 시간 맞추기 편해진 1166번 버스를 타고 우이동 종점에서 내린다.
오랜만에 우이능선을 걸어본다. 매바위 정상도 찍고 보조자일을 이용해 내려온다.
맑은 가을 하늘과 청명한 공기 속에서의 산행이 즐겁다. 우이암도 여느 때보다 더욱 선명하게 다가온다.
명절 뒷 얘기와 아이들 문제에 대해 도란도란 얘기 나누며 걷는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도봉주능선부터는 산객들로 붐빈다. 아내에게 오봉을 보여주고 싶어서 그곳으로 향한다.
오봉 정상인 일봉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항상 시원하다. 다시 방향을 도봉주릉 쪽으로 잡는다.
신선대 정상으로 향하는 길에서 설익은 단풍을 만난다. 아직 화려하게 물들진 않았지만 올가을 들어 처음 본 단풍이라서 새롭다.
신선대 정상엔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빈다. 그래도 즐겁다. 자운봉과 만장봉의 자태는 언제봐도 질리지 않는다.
자운봉과 만장봉 사이의 골짜기 길을 따라 만월암 방향으로 하산한다. 안부에 핀 구절초가 깨끗하다.
내려오는 길 중간에 간단한 탁족도 즐긴다. 생각보다 긴 시간을 산행한 아내는 힘들어한다. 계곡물에 발을 담그니 피곤이 좀 가시는 듯하다.
도봉산 입구의 두부집에서 순두부에 막걸리 한 잔으로 하산주를 나눈다.
아내와 둘이서 즐긴 도봉산 가을 산행의 기억이 상쾌함으로 남는다.
'국내트레킹'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수역-청계산-농다치고개-소구니산-유명산-배너미고개 (2012년 11월 3일) (0) | 2012.11.04 |
---|---|
팔공산 자락에서의 일박이일 - 2012년 10월 5일~6일 (0) | 2012.10.07 |
가을에 접어든 수락산 걷기 - 2012년 9월 8일 (0) | 2012.09.09 |
비 오는 광복절 날의 불암산 산행 (0) | 2012.08.15 |
오랜만의 북한산 걷기 (2012년 7월 7일) (0) | 2012.07.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