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트레킹

가을에 접어든 수락산 걷기 - 2012년 9월 8일

빌레이 2012. 9. 9. 20:15

개강 이후로 바쁜 나날이 지나고 있다. 강의와 연구 성과를 내기 위한 몸부림 때문에 부산한 한 주간을 보냈다. 주임교수로서의 여러 가지 책무가 어느 때보다 큰 압박으로 다가오고 있는 요즘이기도 하다. 아무리 바빠도 토요일엔 산에 가야한다. 그래야 일의 생산성도 높아지고 건강도 챙길 수 있다. 비가 많이 온다는 날씨 예보 때문에 정신이가 추진한 등반 계획을 취소하게 했는데 하루종일 비 한방울 내리지 않는다. 괜시리 친구들에게 미안해진다.

 

정신이는 처가가 있는 정읍으로 내려가 태풍으로 피해를 본 처갓집 일손을 돕는다고 한다. 광주에서 올라온 정희가 고어텍스사 주관의 행사로 수락산에 온다고 하여 당고개역으로 향한다. 구름낀 흐린 날씨가 산행엔 오히려 제격이다. 학림사 방향의 능선을 오르다가 망태버섯을 만난다. 오랜만에 탱크바위와 도솔봉도 올라보니 새롭다. 아기자기한 바위를 오르면서 주능선을 타다가 주황색 배낭 일색인 단체 산행객을 만난다. 그 속에서 반가운 얼굴이 보인다. 광주에서 올라온 중학교 동창인 정희를 우연처럼 산에서 만나니 백배는 더 반가운 느낌이다.

 

정희와의 기념사진을 남기고 추석에 고향에서 볼 수 있기를 기대하며 아쉽게 작별한다. 시원한 가을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대는 날씨가 산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정상을 찍고 석림사 계곡 방향으로 하산한다. 수량이 풍부한 계곡이 설악산 못지 않은 운치를 자아낸다. 장암역에 도착하여 전철에 올라 걸어온 길을 회상해본다. 암벽등반 못지 않게 걷기 산행도 뜻하지 않은 만남 때문에 산행의 재미는 더욱 배가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