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절 친구의 빙부 장례식장에서 친구들을 만났다.
대학교 때 모임을 만들어 친하게 지냈던 학과 동기들이다.
그 모임의 명칭이 "금시조"였다.
내가 지은 이름인데, 이문열의 단편소설 제목에서 따온 것이다.
우리 금시조 친구들을 십여년이 지난 후에 다시 만나니 무척 반가웠다.
서로의 변한 모습을 확인하고 지껄이는 대화 속에서 나는 젊은 시절로 돌아갔다.
친구란 이래서 좋은 것이다. 오래 떨어졌다가 다시 만나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것.
금시조란 소설은 예술가들의 삶을 조명한 것으로 진정한 예술의 경지에 대한 탐구가 깃든 작품이다.
이문열씨는 예술의 최고 경지에 이르렀을 때 나타나는 환상의 새를 금시조라 했다.
이 소설의 분위기가 매우 고즈넉하고 차분하다.
하지만 최고에 도달하기 위한 예술가들의 치열한 물음과 노력이 깃들어 있다.
용을 잡아 먹는다는 금시조는 우리가 이르고자 하는 최고의 경지라 할 수 있다.
그 당시 소설에서 얻은 감동이 매우 커서 모임의 이름을 금시조로 하면 어떻겠느냐고
내가 제안했고, 친구들이 승낙했다.
오월말에 정식으로 이 금시조 모임을 부활시키기로 약속했다.
서로 떨어져 살던 친구들이 다시 만나서 즐겁게 놀 수 있어서 좋다.
대학 시절 우리의 금시조는 무엇이었을까?
지금 나의 금시조는 무엇인가? 문득 이런 생각들을 곱씹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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