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빙벽등반

인수봉 '은정, 모설, 심우, 벗' - 2024년 9월 18일(수)

빌레이 2024. 9. 19. 10:16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 일반 산객들과 클라이머들이 뒤섞인 도선사 주차장은 그 어느 때보다 북적거렸다. 인수봉을 향해 오르는 대기 속엔 기분 좋지 않은 습기가 가득했다. 9월 중순에서 하순으로 넘어가는 시기인데도 가을의 선선함은 도무지 찾아볼 수가 없었다. 땀에 절은 몸을 이끌고 인수봉 동편 끝자락에 도착하니 이미 오늘 등반할 체력은 남아 있지 않은 듯했다. 은숙, 기범, 은경, 승호, 나, 이렇게 5명이 함께 등반했다. 먼저 '은정'길 1피치를 올라서서 '모설'길 2, 3피치를 묶어서 올랐다. 오랜만에 오르는 코스라서 그런지 낯설고 힘겨웠지만 새로운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던 등반이었다. 점심 후에는 '심우'길 두 피치 크랙과 '벗'길 한 피치 슬랩에서 연습등반을 했다. 물기 머금은 바위 표면 탓인지 심우길의 사선크랙은 여전히 힘겨웠고, 벗길의 반질반질한 슬랩도 쉽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락가락한 날씨 속에서도 연휴 기간 동안 3일을 등반할 수 있었다는 게 감사하고도 뿌듯한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