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숲 속의 점심 시간

빌레이 2023. 7. 7. 11:42

아내와 함께 8월에 가기로 한 스위스 알프스 트레킹을 염두에 두고 서서히 준비하고 있는 요즘이다. 알프스를 온전히 즐기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산행 능력일 터이다. 이에 대한 훈련을 핑계삼아 아내와 함께 일주일에 한두 차례 이상은 짬을 내어 북한산에 가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북한산 칼바위 능선 끝자락에 자리한 우리 아파트에서는 등산로에 곧바로 진입할 수 있으니 훈련 장소로는 더없이 좋은 환경인 셈이다. 요즘처럼 무더운 한여름날엔 작은 배낭에 간단히 도시락을 챙겨 자락길 주변 잣나무 숲 속의 야외식탁에서 점심을 먹는 게 우리 부부의 소확행이 되었다.

 

정겨운 산새소리 들려오는 숲 속에서 시원하게 불어오는 솔바람 맞으며 한가로운 점심 시간을 보내고, 무장애 데크길로 조성되어 있는 자락길을 천천히 산책하는 것으로 소화를 시킨 후에 그날 그날 마음이 흐르는 대로 산행 코스를 결정한다. 칼바위 능선 위의 등산로를 따라 문필봉에 오른 후 정릉계곡으로 하산하여 탁족하는 코스, 북한산둘레길을 따라 길게 걸어서 우이동 숲 속에 숨어 있는 음식점에서 고기를 구어 먹고 오는 코스, 칼바위 능선 아래의 산허리길을 따라 화계사 계곡이나 냉골까지 가서 탁족하고 오는 코스 등을 지금까지 다녀왔다. 알프스 트레킹을 위한 준비도 하면서 더운 여름날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는 좋은 루틴을 찾아서 작은 기쁨을 누리고 있는 요즘이다.             

 

▲ 집에서 도보로 20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 곳에 잣나무 숲 속 쉼터가 있다.
▲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에서 먹는 점심은 특별한 음식이 아니라도 좋다.
▲ 오늘은 냉골 계곡까지 다녀왔다. 아내는 산행 말미의 탁족 시간을 가장 좋아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