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서막을 알린 3일 간의 황금연휴 중 절반은 비가 내렸다. 어제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가을비는 개천절인 오늘 아침부터는 차분히 강수량을 늘려 나갔다. 집안에 들어 앉아 연휴의 남은 시간을 그냥 흘려 보내기가 아까웠다. 이른 아침에 간단히 행장을 꾸려 불암산으로 향했다. 제법 세차게 쏟아지는 빗줄기에도 바람은 잠잠해서 우산 쓰고 둘레길을 걷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비를 피하면서 쉬어 갈 수 있는 정자가 둘레길 중간에 심심찮게 있었다. 정자에 앉아 빗줄기 구경하면서 커피와 차를 마셨던 순간들이 소중했다. 점심 무렵엔 빗줄기가 더욱 굵어졌다. 불암산과 수락산 둘레길을 따라 도봉산 입구까지 가려던 계획을 변경하여 중간에 하산했다. 빗소리 들으며 천천히 우산 쓰고 걸었던 4시간 즈음의 우중 산행을 출발지점이었던 상계역에서 마무리지었다. 하늘이 열린 날 안온한 집안에서 의미 없는 시간을 뭉개지 않고 밖으로 나와 시원하게 쏟아지는 가을비를 몸소 맞이하길 참 잘했다는 뿌듯함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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