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빙벽등반/국내등반여행

설악산 소토왕골 암장 - 2022년 9월 25일(일)

빌레이 2022. 9. 26. 10:23

소토왕골 암장에서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한 멀티피치 루트인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와 '산빛JK'를 경험해 보기로 한다. 2001년 개척 당시엔 인공등반 루트이던 것을 자유등반 루트로 재탄생 시킨 것이라고 한다. 지난 7월 초에 왔을 때엔 암벽이 젖어 있어서 오를 엄두도 못 냈었는데 오늘은 루트의 상태가 아주 좋아 보였다. 어제 다녀왔던 유선대 등반의 피로가 아직 남아 있고, 루트에 대한 사전 정보가 거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기로 마음 먹고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 루트부터 올랐다. 3피치까지만 오른 후에 하강하여 잠시 쉰 후에 다시 '산빛JK' 루트에 붙었다. 총 3피치로 구성된 이 루트는 끝까지 올라보고 싶었으나, 2피치의 오버행 턱을 넘어서면 빌레이어의 시야가 막히기 때문에 더이상 진행하지 않고 하강했다. 그래도 충분히 알차게 등반을 즐겼다는 만족감은 남아서 별다른 아쉬움 없이 감사한 마음으로 소토왕골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 출발점에 있는 작은 표지판이 바닥에 떨어져 있어서 바윗턱에 올려 놓았다.
▲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와 '산빛JK' 루트는 소토왕골 암장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한다.
▲ 먼저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 루트부터 올랐다.
▲ 1피치는 별다른 어려움 없이 오를 수 있었다.
▲ 2피치는 23미터 거리에 난이도 5.10a로 기록되어 있으나, 이 보다는 한두 단계 더 어렵게 느껴졌다. 첫 피치 확보점에서 좌측 사선으로 시작하는 등반 라인도 자연스럽지는 않아 보였다.
▲ 사진 상에서 잡고 있는 세로 크랙에 진입하기까지가 까다로웠다. 미세한 홀드를 잡고 왼손 개스통 동작으로 세로 크랙을 잡는 어려운 동작으로 이 구간을 돌파한 후에 찾아든 성취감은 있었다. 그래서 로프 테이크 후에 다시 한 번 동작을 반복해 보았다.
▲ 2피치 확보점에 있어야 할 쌍볼트 중 하나가 없어지고, 볼트 하나와 체인 두 가닥만 남아 있어서 조금은 불안했다.
▲ 2피치 확보점에서 올려다 본 3피치 모습이다. 볼트 하나와 체인 두 가닥만 남아 있는 2피치 확보점 모습이다.
▲ 3피치는 직상 크랙을 올라서는 구간으로 시작한다.
▲ 크랙에 캠을 설치하고 있는 중이다.
▲ 개념도 상에는 10미터 거리에 5.10a 난이도로 기록되어 있는 3피치 등반선이다.
▲ 3피치 확보점에서 올려다 본 4피치 모습이다. 26미터 거리에 5.11b 난이도로 기록되어 있다. 올라보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4피치 이후는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 암벽 뒤로는 두줄폭에서 흘러내리는 계곡물 소리가 듣기 좋았다.
▲ 3피치에서 하강하여 잠시 쉰 후에 '산빛JK'에 붙었다.
▲ '산빛JK' 출발점에 있는 안내판이 낡아서 글씨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
▲ 설치 당시의 안내판을 다음카페 <KMG Members Club>에서 찾을 수 있었다.
▲ 자유등반 루트로 재개척 한 후로 <KMG Members Club>에 올려와 있는 '산빛JK' 루트 정보이다.
▲ '산빛JK' 1피치를 등반 중이다. 35미터 거리에 5.10b 난이도로 기록되어 있다. 적절한 곳에 볼트가 설치되어 있어서 루트 파인딩이 용이했다. 아주 만족스럽게 온사이트 완등을 할 수 있었다.
▲ 30미터가 넘는 길이의 피치를 로프 테이크 없이 자유등반 방식으로 완등했다는 뿌듯함이 있었다.
▲ 2피치는 두 갈래 길이 있다. 우측이 쉬워 보여서 그 길로 올랐다. 5.10b 난이도로 기록되어 있다.
▲ 2피치 우측 길의 등반선은 활처럼 꺽인다.
▲ 소토왕골 계곡 사이로 고개를 내밀고 있는 울산바위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 3피치 초반부는 오버행 턱을 넘어서는 구간으로 시작된다.
▲ 세 번째 볼트를 넘어서면 빌레이어는 선등자를 볼 수가 없다. 그 위는 조금 완만해 보였으나 쌍볼트 확보점이 보이지 않아서 로프 테이크 후에 빌레이어와 소통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등반하자는 악우의 의견에 따라서 하강하기로 결정했다.
▲ 볼트의 상태가 양호해 보여서 두 줄 하강하여 2피치 확보점으로 돌아왔다.
▲ 피치 하강은 확보점을 지나치면 위험하기 때문에 각별히 조심해서 하강했다.
▲ 암벽화에 눌린 발을 탁족하면서 등반을 정리하는 시간이 행복하고 감사했다.
▲ 오늘의 소토왕골 암장은 일요일인데도 그 넓은 암벽에 우리팀 외에 등반하는 이들이 아무도 없었다.
▲ 소토왕골을 빠져나오는 숲길이 평온해서 마음에 들었다.
▲ 설악산지구 전적비가 신흥사 입구의 공원 한켠에 있었다. 설악산이 북한땅으로 남았다면 어땠을까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끔찍하다.
▲ 결실의 계절인 가을이 물들고 있다. 앞으로의 등반도 더욱 알차고 의미 있는 결실을 맺기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