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빙벽등반

운악산 신선대 암장 - 2022년 7월 16일(토)

빌레이 2022. 7. 17. 08:58

곳곳에 소나기가 내릴 거라는 날씨가 변수였으나 오랜만에 운악산의 신선대 암장을 가보고 싶었다. 아침 7시에 서울을 출발해서 1시간 여 만에 운악산광장 주차장에 도착했다. 무지치폭포를 향해 오르는 산길 옆의 비탈진 언덕에 피어난 노오란 망태버섯을 보았다. 좀처럼 보기 힘든 특이한 모양의 망태버섯을 간만에 대하니 친구를 다시 만난 듯 기분이 밝아졌다. 주차장에서부터 약수터가 있는 용담암 암장을 지나 신선대 암장까지 어프로치 하는 데 한 시간 정도가 소요되었다. 십 수년은 지났을 신선대 암장에서의 기억은 희미하기만 한데, 이정표가 잘 되어 있어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베이스캠프를 차린 곳에서 곧바로 오를 수 있는 쉬운 슬랩에서 몸풀기 등반을 하고 내려왔는데 주변의 돌틈 사이에 또아리를 틀고 있는 커다란 뱀을 보고 화들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독사는 아닐 것으로 보이는 뱀은 다시 돌틈 사이로 들어갔으나 빌레이를 보고 있는 중간에도 가끔씩 고개를 내밀곤 했다. 찜찜함을 거두지 못한 채 두 코스를 더 등반했으나 때마침 쏟아진 비 때문에 약수터 옆의 정자로 철수해야 했다. 비를 완벽히 피할 수 있었던 정자 안에서 소나기가 그치기를 기다려 용담암 암장의 오버행 루트에 붙어보고 싶었으나, 오후 3시가 되어도 비는 그치지 않았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빗줄기가 약해진 틈을 타서 천천히 하산했다. 청명한 가을날에 다시 한 번 운악산의 암장에 오면 좋겠다는 바램을 마음 속에 간직하기로 했다.     

 

▲ 참으로 오랜만에 망태버섯을 보았다. 주변에 두 송이가 더 있었다.
▲ 어프로치 중간 지점에 쉬었다 가기 안성맞춤인 팔각정이 있다. 이 곳에서는 무지치폭포를 정면에서 조망할 수 있다.
▲ 무지치폭포 상단 지점에 있는 약수터 주변에는 용담암 암장이 개척되어 있다.
▲ 약수터로 진입하는 초입부터 용담암 암장의 루트들이 보인다.
▲ 전체적으로 오버행 벽이 많은 용담암 암장엔 고단도 루트들이 즐비하다.
▲ 약수터에서 조금 더 오르면 신선대로 향하는 갈림길이 나온다.
▲ 신선대 암장의 베이스캠프는 잘 조성되어 있었는데, 석축의 돌틈 사이에서 커다란 뱀이 오락가락 하여 신경이 쓰였다.
▲ 베이스캠프에서 곧바로 오를 수 있는 슬랩에서 먼저 몸을 풀었다.
▲ 슬랩으로 오르다가 좌측의 크랙을 따라 오르는 루트를 등반 중이다. 레이백 자세로 크랙을 끝까지 오를 때는 기분이 좋았는데, 마지막 부분에 흙과 이끼가 많아서 애를 좀 먹었다. 할 수 없이 클라이밍 다운 하여 다시 우측의 슬랩으로 오르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 일레븐 대의 어려운 페이스는 톱로핑으로 붙어 보았다.
▲ 볼트를 밟지 않고는 도저히 통과할 수 없었던 구간이 두어 군데는 있었다. 이때부터 서서히 빗줄기가 날리기 시작하여 비와 뱀을 피하여 약수터 옆의 정자로 철수했다.
▲ 6년 전 여름에 이 약수터 주변에 개척된 용담암 암장에서 친구들과 함께 피서등반을 즐겼던 때가 떠올랐다.
▲ 비가 소강상태를 보이면 용담암 암장의 루트 상태를 살펴 보았다.
▲ 약수터 옆에 정자가 있어서 비를 피할 수 있었다. 6년 전에 비해 주변의 나무들이 울창해졌다.
▲ 용담암 암장의 고난도 루트들에도 선뜻 붙을 수 있을 때까지 좀 더 노력해야 한다는 다짐을 해봤다.
▲ 오락가락 하던 비가 잠시 그쳐도 주변은 운무가 쌓여 있었다.
▲ 기대와 달리 비는 그칠줄 모르고 빗줄기는 점점 더 굵어졌다.
▲ 빗줄기가 가늘어진 틈을 타서 예상보다 일찍 하산했다. 단풍이 고운 가을철에 운악산 암장에 다시 올 것을 마음 속으로 기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