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안 좋다 싶으면 발걸음은 자연스레 산으로 향하게 된다.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학생들이 등교하여 모처럼 캠퍼스엔 활기가 넘쳤다. 그동안 온라인으로 진행해오던 내 강의도 모두 대면수업으로 전환되었다. 마치 새롭게 개강을 한 듯한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나도 몰래 과로를 했던 모양인지 금요일이 되니 몸은 축 늘어졌다. 몸과 마음을 다잡기 위해 오후 시간에 집 뒤로 이어지는 북한산 칼바위 능선을 올랐다. 둘레길에 들어서면서부터 아카시아꽃 향기가 온 산을 뒤덮고 있었다. 계속 맡아도 전혀 질리지 않는 자연의 꽃향기는 최고급 향수가 부럽지 않다. 꽃향기를 맡으면 힘이 솟는다는 꼬마자동차 붕붕처럼 기분이 저절로 좋아졌다. 칼바위 정상부의 테라스에서 보낸 망중한은 효과 만점의 피로회복제였다. 무릎 뒷쪽의 슬와근 부위에 통증이 있어서 대동문에서 소귀천 계곡을 따라 천천히 하산할 수 밖에 없었다. 그 덕택에 평소엔 잘 보지 않던 자연관찰로의 설명판에도 눈길이 끌렸다. 병원 대신 갈 수 있는 북한산이 내 곁에 있음에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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